지방에서 주택건설 사업을 해온 A사 김모 사장. 주택경기가 호황이던 지난 2000년 초반 대기업에서 나와 사업을 시작한 그는 지난 3월 결국 회사 문을 닫았다.
지방에서 주택개발사업을 했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지방경기 고사로 결국 회사를 접은 것이다. 직원들은 뿔뿔히 흩어졌고 그에게 남은 것은 빚 뿐이었다.
최근 정부의 공공공사 확대로 건설업계 부도율이 줄고 있는 것과 달리 주택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조금씩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경기가 아직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도로 문을 닫는 주택업체 수도 여전히 늘고 있고 일감이 없어 자발적으로 회사를 접는 주택건설업체도 늘고 있다.
3일 대한건설협회와 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부도를 맞은 건설업체(전문건설업 포함)는 총 11개사로 전 달 30개사에 비해 63%, 지난해 같은 기간(32개사)에 비해서는 65.5% 감소했다. 작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도업체수가 46개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1월에 비해서는 76%나 줄었다.
반면 주택사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는 작년 말 기준 6092개에서 지난 4월 말 현재 5550개사로 4개월만에 542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 가운데 26개 업체가 부도로 문을 닫았고 나머지는 모두 주택경기가 어려워 스스로 문을 닫았다. 이들은 A사 사장처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자진해 주택사업자 등록을 반납하고 있다. 일부는 부도를 맞기 전에 미리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부도로 문을 닫은 업체도 지나해 같은 기간(16개사)에 비해서 62.5%가 증가한 것이다.
박성희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장은 "건설업계는 정부의 공공공사 발주 규모 확대 등으로 경영위기를 모면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주택건설업체는 지방 부동산경기 악화로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탄했다.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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