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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상 여행스케치 - 남해의 명산 망운산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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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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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운산에서 바라 본 남해의 황금빛 낙조.
 

남해의 경치는 그 기품과 다감함으로 한 번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다시 이끈다. 비록 섬이지만 소금강산이라 불리는 금산이 있고, 파도가 잔잔해 쉴 곳과 볼 것도 많은 상주 해변과 미조항 등지에서 바다의 정취에 취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남해 섬 나들이는 산과 바다를 한걸음에 다녀볼 수 있어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여행 코스이다.

남해 섬은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이다. 예로부터 '동국여지승람'에도 적혀있듯 경상남도 남해의 경치는 빼어나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남해군은 산세가 뚜렷하고 기운차며 바닷물이 맑고 따뜻하다'라고 하였다. 한때 유배의 땅이었던 이곳으로 귀양살이를 온 많은 유배객들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노래와 가사로 읊었다. 김만중의 구운몽이나 사씨남정기 등이 모두 이곳에서 태어났다. 이런 이유로 하여 남해 섬은 언제 찾아가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로 반겨주는 곳이다.

날렵한 자태를 지닌 남해대교를 건너면서 남해 섬을 가로지르는 19번 국도를 따라가는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남해 쪽을 돌아 볼 때마다 어느 곳에나 충무공의 자취가 남아있다. 이곳 남해 섬 역시 입구부터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 충렬사가 기다리고 있다. 충렬사는 남해대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보이는 노량포구 언덕 위에 있다. 충렬사를 뒤로하고 4km 남짓 달리면 이락사(李落祠)에 닿는다. 노량해전에서 적의 유탄을 맞고 숨진 이순신 장군을 맨 처음 안장했던 곳으로 지금은 주차장과 간단한 휴게시설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이락사에서 서쪽으로 능선 길 5백m를 가면 노량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계속해서 남으로 발길을 옮기다보면 이어리에 닿게 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6km 정도 언덕길을 오르면 망운산 화방사에 이른다. 화방사는 남해 바다가 굽어보이고 산세도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절 근방에서 자생하는 산닥나무는 천연기념물 15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절을 품고 있는 망운산은 등산코스가 재미있어 산을 오르기 위해 멀리서도 찾아오는 곳이다.

남해 섬에서 가장 높은 망운산. 그러나 남해안 제1의 명산인 금산에 가려 그 가치가 숨겨진 곳이다. 그렇지만 한 번 망운산을 다녀 온 사람들은 부드러운 산세와 하산길에 보는 바다낙조 등에 취해 다른 사람에게 이 산의 진가를 알려주기를 거부할 정도다. 
   
망운산을 트래킹하는 여행객들이 남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고현면 대곡마을에 있는 화방사에서 산사를 들러보고 조용한 걸음으로 산사의 정적을 뒤로 하며 산길을 오른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조용한 암자인 망운암도 들르게 되고 이내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보는 주변 바다는 정말 아름답다. 멀리 푸른 남해에 꿈꾸듯 잠겨 있는 작은 섬과 여천항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배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정말 인상적이다.

정상에는 기우제를 지냈던 흔적인 듯한 돌이 있다. 남해에서는 비가 오지 않을 경우 가장 먼저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상주리 앞바다 세존도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5월에는 철쭉군락지의 꽃들이 가득해 꽃구경도 겸할 수 있다.

하산 길은 올라왔던 길과 반대방향으로 잡아 상남이나 서상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내리막길이 많지만 중간에 가끔 봉우리가 있어 2시간 정도 잡는 것이 좋다. 이 구간은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바닷바람이 불어와 등산길에서나 쉬는 바위 위에서나 항상 상쾌한 기분이 든다. 등산로가 끝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남해스포츠 파크가 기다리고 있다.

남해 섬의 또 다른 명산, 금산

금산(錦山)은 소금강산이라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난 명산이다. 옛 이름은 신라 때 원효가 이 산에 보광사라는 절을 지었기 때문에 보광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러다가 오늘날의 금산이라 부르게 됨은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이야기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이성계가 임금이 되기 전, 이 산에 들어와 임금이 되게 해달라고 산신에게 기도를 하며 임금이 되면 이 산 전체를 비단으로 휘감겠다고 약속했다 한다. 그러나 임금이 되고 난 후 산 전체를 감을 비단을 못 구해 고민하던 중, 한 슬기로운 승려가 좋은 묘안을 내놓은 것이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산이라는 이름으로 이 산을 '둘러'주었던 것이다. 남해바다를 내려다보는 금산은 예로부터 38경을 자랑하였다. 그 38경은 일출의 장관인 정상바위 망대, 주세붕이 쓴 문장대, 전망이 가장 좋은 보리암, 이태조가 백일기도하던 기단 등의 37경에 일출이 장관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일출경 등 모두 38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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