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주식시장도 더위를 먹은 것일까? 지난 3월초 저점을 확인한 이후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던 주식시장이 최근 2개월여 동안 KOSPI 1,400P선을 중심으로 제한된 범위내 등락을 반복하면서 좀처럼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방향성 상실은 경기 저점 확인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주요 경제지표들의 공개 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상당 기간 주식시장의 모호한 행보 또는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방향성 모색은 경제지표의 공개 결과를 통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어닝시즌이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는 경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기업실적 공개를 통해 해소시킬 수 있을지를 오는 2분기 어닝시즌을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의 경우 지난 2008년 4분기 -58.9%를 기록한 이후 2009년 1분기에 -55.8%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의 이익이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오는 7월부터 시작될 2분기 어닝시즌이 공개될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7.6%로 추정되면서 기업실적의 바닥 통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17.7%로 추정되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주식시장의 상승을 통해 기업실적 개선분이 얼마만큼 반영되었느냐이며, 이와 관련해서 이번 어닝시즌에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시험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여파가 진정되고는 있다지만 글로벌 증시를 비롯해 우리 증시는 본격적인 모멘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기업실적에 대해 높아진 눈높이를 2분기 어닝시즌이 얼마나 뛰어넘을 수 있을지, 향후 실적 전망은 꾸준히 상향 조정될 수 있을지가 주식시장의 방향성 모색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켜줄 정도의 결과를 공개하기 어려운 만큼 주식비중 확대를 고려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꾸준히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물건 값이 싸다고 할 수는 없다. 물건의 가치가 하락해서 가격이 하락했다면 제 값을 다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물건의 가치가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면 그 때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글로벌증시의 박스권 흐름과 함께 최근 KOSPI가 부진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상향되면서 KOSPI라는 물건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주식시장의 향방은 모호하지만, 현재 시점은 2분기 어닝시즌 이후 하반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특히 IT(반도체, 전자부품 등), 증권, 화학, 철강금속 등 2분기 이후 계속해서 실적 호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는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하반기 증시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증시가 어느 정도 체질적인 개선을 이룩했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OECD와 IMF는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예상은 말 그대로 예상일 뿐 이에 기대 낙관적인 전망에 안주할 수는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질적인 대운하 사업 포기와 중도실용 정책을 천명한 가운데 MB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고 있는지, 투자자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경제 대통령으로써 다시 한번 신임을 얻을 수 있는지도 증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주목해야 할 하반기 증시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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