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이어지며 광의통화(M2) 증가율이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에 지속적으로 유입됐지만,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 기업대출 하락 반전… M2 증가율 감소세 유지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6월 협의통화(M1, 평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한 36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8월(20.3%)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결제성예금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M1은 지난 3월 10%대 성장세에 올라선 뒤 4개월 연속 높은 상승세를 그리며 자금의 단기운용 선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M1은 현금과 은행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으로 구성된다.
반면 광의통화(M2, 평잔) 증가율은 기업의 원화대출 감소 등으로 9.6% 상승하며 성장세가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업에 대한 원화대출금은 5월 1조7000억원 순증했지만, 6월 들어 7000억원 순감소했다.
M2는 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증권 등이 더해진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M2 증가율이 7월에는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9%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M2에 2년 이상의 장기저축성예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 평잔)은 전월의 7.3%에서 7.0%로 소폭하락했다. 광의유동성(L, 말잔)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9% 증가해 전월(9.5%)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 은행권 여신은 '늘고' 수신은 '줄고'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대출은 상승 전환한 반면, 수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은행의 기업대출(원화)은 6월 1조6000억원 감소에서, 7월 2조4000억원 순증했다.
이는 인수·합병(M&A)관련 대출이 늘었고, 대기업 대출의 반기말 부채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6월 2조5000억원 감소했던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1조8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은 보증 축소 등으로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대출 총 잔액은 507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000억원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으로 전월의 4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가격 상승세 지속, 차입신청분 취급 등으로 3조4000억원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며 26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월 말 현재 257조8000억원이다.
여타 가계 대출은 주택금융공사 앞 학자금대출채권 양도 등으로 감소했다. 총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한 40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기업의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만기도래분 증가로 전월 대비 1조2000억원 늘어난 1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기업어음(CP)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으로 순상환 기조가 지속됐다.
은행의 여신이 증가한 반면 수신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권 수신 증가액은 6000억원 감소하며 7조7000억원 증가했던 전월과 대조를 이뤘다.
이는 6월말 정부가 집행했던 재정자금 유입분이 7월 들어 대량 이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수시입출식예금은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14조60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으로 8조1000억원 증가했고, 양도성예금증서(CD)는 4조2000억원 순발행됐다. 은행채는 증감이 없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감소세를 지속하며 2조2000억원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개인 및 정부 자금이 다량 유출되며 2조5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주식형펀드도 주가 상승으로 개인들이 이익실현에 나서며 환매세가 지속됐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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