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조문단 2박3일 일정 끝내고 돌아가
북한 조문단은 23일 이명박 대통령 접견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평양으로 귀환했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청와대 예방 직후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잘 됐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당초 김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조문단은 1박2일의 일정으로 지난 21일 오후 3시께 북한 고려항공 특별기 편을 이용,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조문단은 이날 오후 3시 53분 국회에 도착한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보낸 조화를 앞세우고 4시 3분께 빈소로 들어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조문단이 도착하자 이들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들었으며, 일부 시민은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환영합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의 영정에 헌화 분향한 뒤 조화를 바쳤으며 이어 김홍업씨 등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들을 위로했다.
이어 조문단장인 김 비서는 "정의와 량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라고 조문록에 작성했다.
조문단 일행이 유족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동영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등 정치권 인사 수십명과 악수를 나눈 뒤 차에 타려하자,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김 비서에게 다가가 "김 의장이 차를 한잔 했으면 하시는데 어떠시냐"고 물었다.
이에 김 비서는 흔쾌히 "그렇게 하시지요"라고 화답해 '즉석 회담'이 성사됐다.
김 의장은 "내일까지 계시면서 여러 가지 잘 둘러보시길 바란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는 등의 덕담을 건네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 비서도 "다들 먼 길이라고 표현하시는데 먼 길이 돼선 안 될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고인의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20여분간 면담을 끝내고 기념사진촬영을 한 뒤 밖으로 나온 조문단 일행의 표정이 밝았다.
김 비서는 같이 걸어나오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을 향해 "이렇게 환대해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오후 4시 32분 에쿠스 차량에 오른 조문단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웃으면서 답하지 않고 4시 34분께 자리를 떠났다.
김 비서는 이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 평화센터에서 이희호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배석한 홍 차관을 향해 "다 만나겠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남북대화의지를 보였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늦게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 부장간 22일 면담 일정을 전격 발표했다.
조문단의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바깥에서는 대북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 불이 붙고 경찰이 소화기로 진압하면서 호텔 주변이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호텔 앞 도로는 시위대와 경찰, 구경하는 시민들로 교통체증이 일어났다.
취재진 100여명이 조문단 일행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지만 호텔에 도착한 조문단 일행은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버렸다.
다음날인 22일 오전10시 10분. 그랜드힐튼 호텔 12층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입구에서 현 장관이 김 부장을 맞았다.
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의 국장에 오셔서 정중히 조의를 표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장의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한번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장은 "여러분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북남관계가 시급히 개선돼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정권 들어 첫 당국간 고위급대화임을 생각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면담은 1시간동안 진행됐다. 현 장관과 김 부장의 면담이 끝나고는 조문단의 체류 일정이 하루 연장된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후 7시 조문단과 현 장관의 만찬이 결정되면서 일정이 연장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문단은 23일 오전 9시 이 대통령 예방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낮12시께 평양으로 귀환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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