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존 ‘MB노믹스’와 ‘중도강화론’ 혼합추진
Y-Y-K ‘전략적 연합’에 맞선 ‘개척자’ 정운찬 운명 ‘안갯속’
‘경제전문가’ 시대가 열렸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경기침체의 어두운 터널을 거치면서 이명박 정부는 경기회복에 방점을 찍고 경제전문가들을 전방위에 세웠다.
이 대통령이 구성한 집권 2기 내각에는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윤진식 정책실장(겸 경제수석),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 등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들이 한배를 탔다.
이들의 조화가 최대 관심거리다. 경제전문가인 만큼 자기 색깔이 분명해 ‘불협화음’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정도다.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탱하는 ‘윤증현-윤진식-강만수(Y-Y-K)’ 트로이카 체제와 정 내정자간 권력암투가 전개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다.
우선 현대건설 회장 출신인 이 대통령은 ‘중도지향형’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 ‘감세·탈규제·작은정부’를 모토로 고성장을 견인하는 MB노믹스를 현정부 경제정책기조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민생정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중산층을 복원하는 ‘중도강화론’으로 정책기조를 변경했다. 경기상황에 맞게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MB노믹스를 떠받치는 Y-Y-K 트로이카 체제에 정부기능 확대를 강조하는 정 내정자를 가미하면서 ‘중도실용’ 구상을 완성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Y-Y-K’ 트리오는 ‘전략적 동거형’이다. 자신들의 색깔은 강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요직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연합체를 구축했다. 이들은 모두 정통경제관료 출신들이다.
정부의 경제수장 윤 장관과 컨트롤타워 윤 실장은 하루에서 빈번히 통화를 하면서 경제위기 극복 가속화를 주도하면서 ‘환상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뒤를 행시 8회인 최고참 강 특보가 맞춰주는 구도다. 이들은 당분간 확대 재정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법인·소득세 등의 감세기조도 그대로 유지할 태세다. 민생이 강조되지만 ‘MB노믹스’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정 내정자는 ‘개척자형’이다. 전 내정자는 기본적으로 현정부 경제기조와 이념적 지향이 다르다. 감세의 소비·투자 진작 효과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고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신중추진 입장이다. 나아가 ‘금산분리 완화’라는 현정부 기조에 대해서도 ‘금융’과 ‘산업’은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론자다.
정 내장자는 중도실용의 기치를 높이기 위해 이 대통령과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각각 2번이나 만나 입각을 설득한 ‘삼고초려’ 인사다. 정 내정자가 ‘Y-Y-K’ 트리오 체제에 맞서 ‘MB노믹스’의 일대 혁신을 불러올지 기존 기조에 묻어갈지는 아직 가늠할 수 없지만 현 경제팀 역학구조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 운용에 있어 총리실의 존재감이 비교적 미약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제학자 출신인 정 내정자가 어떻게 대응해나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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