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논란과 함께 제2차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전대미문의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요국 경제전망이 호전되고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국이 일제히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급한 불을 끈데다 향후 전망 역시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고용시장과 상업용 부동산 침체, 유럽 부실채권 등 선진국의 위험요인을 분석했을 때 이들은 물론 대외변수에 민감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낙관론은 섣부르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2의 뇌관은 美 고용·상업용부동산?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금융위기의 근원지인 미국. S&P500지수가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뒤 50% 이상 상승하는 등 증시를 중심으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더블딥 우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 주말 공개된 고용보고서는 이같은 신중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부문의 신규일자리는 26만3000개가 사라졌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17만5000건을 10만건 가까이 웃돈 것이다.
실업률은 9.8%로 26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용시장이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는 아직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노무라글로벌이코노믹스는 9월 고용보고서 공개 이후 또 한번 경기침체가 올 수 있는 W자형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택시장은 개선되고 있다지만 미국의 상업용부동산시장이 제2의 신용위기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상반기 미국의 오피스, 상가, 호텔 등 상업용부동산의 공실율은 15.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미국과 유럽 경제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부실채권 복병...은행 파산 급증할 수도
유럽의 부실채권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2010년까지 유럽연합(EU)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6490억 달러로 예상되며 이중 43%에 해당하는 2810억 달러가 아직 상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연방은행협회(FAGB)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 지역의 신용붕괴 위험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앞으로 2년간 은행권의 파산과 악성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만 KDI 정책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부실채권 문제가 관건"이라면서 "이들 지역의 모기지와 신용카드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특히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주요 금융기관들은 유동화채권을 대거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집값 하락과 부실채권 악화는 결국 금융기관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핵심 변수..."亞, 지난해 같은 위기는 없을 것"
아시아 경제의 핵심 변수는 역시 중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흐름이 아시아 경제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올들어 아시아증시 랠리의 배경은 유동성이었다"라면서 "이같은 유동성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 최근 돈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와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는 않겠지만 더블딥이 아닌 스몰딥(Small Dip)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황 수석 연구원은 "지난 1년 동안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과열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아시아발 금융위기는 없겠지만 조정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충격이 올 수는 있지만 이에 따른 여파가 아시아 경제를 다시 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기가 올려면 거품이 있어야 하지만 아시아에는 아직 거품이 없다"면서 "이제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것인데 위기를 얘기하는 것은 섣부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90년대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이 될텐데 이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회복의 리더 역할을 한 중국이 큰 변수지만 중국이 투입한 막대한 유동성에 따른 후유증도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인 경제 전망은 밝다"면서 "다만 경기회복이 단순한 수치 개선인지 질적인 회복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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