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계의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에 우려를 표명했다.
새로운 수익원과 건전성을 고려치 않은 자산확대는 향후 저축은행의 발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성용 금융감독원 중소서민금융 부원장보는 지날달 3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9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최근 자산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저축은행이 많아졌으나 건전성과 새로운 수익 사업이 동반됐는지 의문"이라며 "무분별한 자산확대는 오히려 저축은행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준 부산 및 한국계열 저축은행의 자산은 업계 최초로 8조원을 넘어섰다.
자산순위 기준 상위 7개 (부산·한국·솔로몬·현대스위스·토마토·제일·HK 계열)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37조원에 이른다.
양 부원장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로 업계 전체가 건전성 위기를 겪은 만큼 무분별한 자산확대는 지양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자산이 급증한 저축은행의 경우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동산 PF대출 등에 집중한 경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낮은 소매금융 취급 비율과 소매금융 사업의 경쟁력 저하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그는 "지난 2003년 30%를 웃돌던 저축은행의 소매금융 비중이 현재 10%대로 하락했다"며 "이제는 저축은행들이 본연의 업무인 소매금융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업체의 소매금융 사업 연체율이 7%를 넘지 않는데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10%를 넘는 것은 문제"라며 "저축은행이 대부업체보다 고객에 대한 상세 분석 역량이 떨어진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양 부원장보는 최근 집중된 후순위채 발행과 예·적금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은행권 수신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저축은행만 고금리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금리를 올리는 것은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편중된 저축은행의 예·적금 만기를 분산시킬 수 있는 상품들이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