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강도가 격상될 경우 사업장 폐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간 1000억 원대의 매출을 이어가는 한 중견기업 임원의 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한 막판 스피드를 올려야 할 시점에 불어닥친 신종플루 공포로 산업계가 휘청이는 모양새다.
학교를 중심으로 확산된 집단감염이 가정 전체로까지 번지면서 직장인들의 휴가 사태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감염자나 감염징후가 보이는 직원들의 결근에 따른 노동력 상실이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대응 미흡으로 회사 내에 신종플루 환자가 대거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생산 차질과 이에 따른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최근 신종플루 감염환자가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대유행 단계에 접어 들었다. 환자가 늘어나는 건 시간문제인 듯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국가전염병 재난 단계를 최고인 '심각(Red)'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범정부 차원의 재난대책본부도 발족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신종플루 예방을 직원 각자에 맡겨놓은 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감염 위험 지역 출장을 자제하고 사업장 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하는 정도에 그친다.
몇몇 기업에서 위기대응팀을 조직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놓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신종플루 전이가 심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5.6%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도 전에 번진 신종플루 쓰나미가 기업 성장의 장애요소가 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 각 기업들은 신종플루 대유행이 초래할 경제적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종플루가 회사에 미칠 영향과 위험성에 대해 분석하고, 유행단계별 세부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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