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금융프리즘) 소비자 빠진 금융소비자원 논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11-20 16: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은 지난 11일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금융위 산하에 금융교육과 금융관련 분쟁조정 등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무자본특수법인인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치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금융회사에 자료제출 요구권과 서면·실지조사권, 금감원의 검사 요청 및 공동검사 요청권, 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확보해 금융기관의 영업행위를 감독할 수 있게 된다.

또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해 금융 관련 분쟁을 조정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원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공식적으로는 금융감독체계가 혼란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금융소비자원이 설립될 경우 금감원이 갖고 있는 기능을 빼앗겨 조직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 실질적인 이유라는 평이다. 

금감원은 금융감독서비스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소비자보호 담당조직을 독립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모든 민원을 직접 처리하고 그동안 문제가 됐던 상담인력도 자체 인력으로 배치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국정감사 때 더욱 불거졌다.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던 지난달 13일 20여분간 정회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금감원이 민주당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전문기관 설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 것이 발단이 됐다.

기관 설립에 대한 질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피감기관이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은 국회 및 국회의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김종창 원장이 금융소비자원 문제에 대해 금감원이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고 찬반을 논할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됐다.

금융소비자원 설립과 관련해 여당과 금감원 모두 옳을 수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보호기관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것과 기존 담당 기관이 있음에도 비효율적으로 새로운 기관을 만드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정작 금융소비자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소비자단체들은 금융소비자원 설립과 관련해 자신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소비자원이 설립되면 소비자들의 의견은 더욱 묵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관련 법률이 개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조직만 새로 만들어진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단체 고위 관계자는 "있는 법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한만 강해진 새로운 기관의 설립은 소비자들의 권리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들을 위하겠다는 금융소비자원 설립 논란이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감싸지 못한 채 이해가 맞물린 당국의 목소리만 높아지는 꼴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금융소비자원 설립 논란을 밥그룻 싸움으로밖에 보지 않는 이유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