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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업도 피해갈 수 없는 성공의 함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실패에서 배우는 성공의 법칙’의 저자 시드니 핑켈스타인은 더 이상 성공 신화에서 배울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작가는 재계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와 경영자가 일반인들과 달리 특별해 보이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약점과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기업의 운명을 가름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 결정을 다시 할 수 있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무엇을 할 것인지 관심을 갖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새로운 사업으로의 어긋난 도전
1998년 3월 삼성의 첫 자동차가 수많은 논란 속에서 출시됐다. 세계의 관심은 모든 경쟁 분야에서 최고라는 명성을 얻고 있던 삼성의 새로운 도전에 쏠렸다.
그러나 당시 경제상황은 유례없는 심각한 위기로 술렁였다. 이미 확고한 위치를 선점한 일본의 닛산과 마쓰다 같은 기업도 판매와 시장 점유율 감소로 인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연산 240만대의 국내 자동차 시장도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삼성자동차가 선택한 부산 입지는 비싼 부동산 가격으로 공장 부지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결국 자동차 한 대당 2억 6200만원이나 투자하게 된다. 현대와 대우의 2400만원과 33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과잉 투자다.
삼성이 닛산 자동차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 역시 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 삼성은 닛산에게 매출액의 1.6~1.9%를 로열티로 지불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 자동차 업계의 대당 평균 이익은 1% 수준에 불과했다.
완성도와 품질을 강조한 삼성 자동차 그 자체는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30억 달러 가치의 부산 공장에서 연간 24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던 삼성자동차는 겨우 5만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결국 삼성자동차는 손들 들고 만다.
저자는 실패라고는 모르던 삼성의 공개적인 실패는 치명타였으며 기업의 탁월함에 대해 착각할 때 생길 수 있는 결과에 대한 경고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경쟁적 상황을 잘못 해석해 얻은 결론
저자는 근본적으로 경쟁 환경을 오해한 대가가 얼마나 컸는지에 대한 일례로 제너럴 모터스(GM)의 경우를 제시한다.
1980년대 GM의 CEO였던 로저 스미스는 자사의 대차대조표를 근거로 가장 많은 경비를 차지하며 조업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을 노동자에서 찾았다. 그는 노동자 감축으로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고 했다. 대신 로봇으로 빈자리를 대체하고자 했다.
어떻게 사람과 기계를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없이 출발한 GM의 자동화 전략은 중요한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대해 전 포드 사장 필 밸턴은 “자동화가 당시 업계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주지 않았다. 자동화 이전에 노동력의 기술을 살려 일관된 제조환경이 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GM은 자동화 전략을 위해 450억 달러를 투자했음에도 공장의 생산성은 수년 동안 도요타보다 뒤쳐졌다. 자동화를 추진했던 기간인 1984년부터 1991년엔 더욱 하락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잘못된 믿음의 신봉자’라고 정의한다. 세상이 그들의 생각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자신의 전략에 안주해버린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의 초창기시절 경영자의 본능과 정곡을 찌르는 행동으로 이룩한 조직의 번성은 업계의 발달 형태가 한층 복잡해짐에 따라 더 이상 성공적으로 이어지지 못함을 경고한다. 그 해법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함정들을 ‘어떻게 회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달려있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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