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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균 목포해양대 교수 |
영국의 유명 컨설팅사인 더글러스 웨스트우드는 5년 안에 세계의 레저보트산업이 조선 산업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세계보트산업해양장비연합회(ICOMIA) 역시 세계 해양레저장비 시장이 500억 달러 규모이며 매년 100만 척의 신규수요가 발생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조선공학 기술과 건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형 상선의 경우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지만 레저용 선박 분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그렇다고 노력과 결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해 6월 개최된 제2회 경기국제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는 국제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외 280여 업체가 참가해 해양레저산업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또 그 사이 경기도 전곡항에 수도권 첫 마리나가 완공됐으며 해양복합산업단지 등 해양레저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도 차근차근 구축돼 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전남 목포항에서 62피트(약 19m)/50톤급 스틸 요트 ‘블루스틸’호가 첫 출항을 했다. 대불공단 소재 푸른중공업에서 개발·제작된 이 요트는 130만 달러에 달하는 고급 요트로 사실상 국산 고급 요트 수출 1호로 기록됐다.
우리가 갖고 있는 산업적 조건 역시 해양레저산업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조선과 IT 산업, 자동차 산업의 기반은 해양레저산업을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으로 만드는데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자동차 부품과 소재는 보트에 쉽게 응용될 수 있다. 또한 IT는 해양레저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융합산업으로 단기간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품 개발도 가능하며 IT와 해양레저의 융합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 중 한 예가 바로 디지털 설계 기술이다.
선박의 초기 설계가 끝나면 나무와 찰흙 등의 재료를 이용해 시제품의 모형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가상으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디지털 목업(DMU : Digital Mock-up) 모델이다.
특히 시제품을 만들 수 없고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선박의 설계·건조 환경에서는 매우 유용하고 경제적인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선박은 보통 parent ship이라 불리는 기준선의 정보를 바탕으로 설계한다. 레저선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부분에 있어 엔지니어의 제작경험과 현장 상황에 의존해 이뤄지고 있다.
해외의 유명한 레저선박업체 혹은 신생업체는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 설계 시스템을 구축해 선박개발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설계·생산 프로세스에서 효율성과 경제성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제조 기술은 이미 자동차와 항공분야에서 그 효용성을 입증 받았으며 최근 대형 조선업체 또한 선박전용 3차원 캐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조선 산업과 IT를 융합함으로써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완성도 높은 선박을 건조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해양레저장비산업 시장에서 우리의 점유율은 아직까지 미미하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과 IT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레저선박 분야에서 충분히 그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개척해나갈 수 있는 큰 시장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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