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자체가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이다. 지구 전체라는 가장 큰 단위의 균일한 신흥시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마련한 특별강연에서 스티브 플러더 GE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총괄 부사장은 현재의 청정에너지 산업의 '전환기'를 이 같이 평가했다.
기존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브릭스(BRICs) 등을 일컫는 '신흥시장'이라는 표현이 이제부터는 '청정에너지'라는 분야 자체를 뜻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글로벌 기업 임원이 청정에너지 분야의 성장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전 세계 그린에너지 투자규모는 약 15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 중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투자의 84%를 차지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투자규모다.
특히 향후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3대 그린에너지를 중심으로 투자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UNEP는 전망했다.
3대원 가운데 태양광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매년 4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풍력도 2013년까지 최대 17%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료전지는 2013년까지 100~20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플러더 GE부사장의 말처럼 청정에너지가 그야말로 '떠오르는 시장'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뿐만 아니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청정에너지 경제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미래성장을 꾀하는 움직임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 선진국 우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사석에서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산업재편은 일종의 '판 바꾸기'로 볼 수 있다. 선진국은 이 분야에서 기술적 노하우와 경험을 수년간 축적해왔다.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들은 또다시 재편되는 산업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개도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산업적 경제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은 오래도록 진행돼 왔으며, 그만큼 앞서 나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7년 현재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5%에 달한다. 독일은 이보다 높은 8.6%, 덴마크는 무려 18.1%에 달한다.
우리나라 수준(2.4%)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8배에 달하는 것이다.
독일과 덴마크는 앞으로 2020년까지 전체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을 각각 18%, 30%로 설정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를 최종에너지의 20%로 잡았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목표는 11%로 이들 국가보다 낮고, 그 달성 시기조차 10년 뒤인 203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도국의 추격
하지만 친환경 체제로의 전환은 개도국에게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기술적 격차가 그리 크지 않고, 지역적 특색과 친환경 자원 보유에 따라 자국에 유리한 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 볼리비아 등은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원료인 리튬, 니켈, 희토류 등 희소금속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자원부국으로 대두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향후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로 인도 브라질 중국 등 브릭스 국가와 멕시코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을 꼽았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당 에너지 소비를 20% 감축한다는 목표하에, 전력공급 효율을 크게 제고시킨 초초임계(기존 발전소에 온실가스 포집설비를 갖춘 발전소) 기술과 탄광 메탄가스 기술(석탄자원 개발에 따라 용출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하는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석유·천연가스 조사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시작했다.
브라질은 열병합, 소수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7000MW 를 추가 발전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태양열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멕시코 역시 열병합 증대와 천연가스 프르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남아공은 석탄을 제외한 에너지 섞기(Mix) 다양성 연구를 돌입했다.
김정인 중앙대학교 교수는 "내로라 하는 개도국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친환경적 에너지 세제로의 전환 등 국외의 움직임과 발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