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공소장' 대기업 처벌면해…검찰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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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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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장기간 비닐원료값을 담합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을 당하고도 검찰이 공소사실에 구체적 합의행위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김시철 부장판사는 9일 11년 동안 비닐제품의 원료가 되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가격을 담합한 혐의(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SK에너지, 한화석유화학, 삼성토탈 등 3개 법인과 회사별 담당 직원 3명을 공소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이들 회사가 1994년 4월28일 최초 합의한 이후 2005년 4월30일까지 100여차례 한 개별합의 행위를 하나의 포괄일죄로 보고 기소했다"며 "100여차례 합의가 하나의 죄로 처벌되려면 개별 합의 과정과 내용, 가격 담합에 미친 영향이 확인돼 하나의 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검찰이 기재한 공소사실에는 회사의 개별합의 참여 여부, 구체적 합의과정과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이들의 행위가 하나의 죄에 해당하는지 판별하기 어렵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려는 형사소송법의 기본취지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또 "삼성토탈은 기소 이전인 2007년 12월 고밀도폴리에티렌(HDPE)와 폴리프로필렌(PP)에 관한 개별합의를 이유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돼 있는데, 이번 공소사실로는 종전 사건과 이중기소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판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업체와 함께 실제 행위한 직원을 처벌하려면 업체에 대한 고발과 별개로 개인에 대한 공정위의 고발이 필요한데 고발되지 않았고, 검찰총장의 고발요청도 없었다"며 "공정거래법상 고발없이는 기소할 수 없음에도 기소돼 적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일시와 장소, 참석자, 합의내용 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시해 77개 항목에 달하는 범죄일람표로 공소장에 첨부했는데도 `구체적으로 안돼 있다'고 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2007년 12월 LG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씨텍(옛 현대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석유화학, 삼성토탈 등 7개사가 11년간 LDPE와 LLDPE 값을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고 총 541억7천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자진신고한 업체와 공소시효 만료된 업체를 제외하고 SK에너지 등 3개 회사를 고발했으며 검찰은 다음해 4월 기소했다./연합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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