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일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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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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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저축은행이 결국 가교저축은행을 설립한 뒤 제3자 매각이라는 길을 걷게 됐다. 예나래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새 주인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마치 모든 문제가 매듭지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원금이라도 돌려달라고 외치던 5000만원 이상 예치자들은 가교저축은행 설립 결정으로 5000만원 초과 예금을 되돌려 받을 길이 사라졌다.

혹여 인수자가 나타날까, 공적자금이 투입될까 기대했던 이들의 실망은 매우 클 것이다. 물론 투자금을 다 날려버린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의 심정은 그보다 더 할 듯하다.

전일 사태는 끝난 게 아니다. 잊혀지긴 할 것이다. 지난해 파산한 제주 으뜸저축은행이 그랬다. 예금을 떼일 처지에 놓인 불쌍한 사연과 당국의 원칙론이 번갈아 전해지며 관심을 끌었지만 언젠가부터 으뜸의 이름이 잊혀져 갔다.

기업의 파산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계속되는 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미봉책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전일 사태를 계기로 저축은행권과 금융당국이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근본적 과제들에 집중하길 바란다.

저축은행들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 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에 나서야 한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처럼 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저축은행권에 필요한 것은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이다.

금융당국의 어깨도 무겁다.

전일 사태 이후 당국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게 빠져있다. 이것저것 하지 말라는 규제는 많지만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은 없다.

저축은행이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서민금융으로 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들이 미흡하다. 저축은행이 저축은행답게 영업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전일 사태는 이제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이제 2차, 3차의 수습 국면을 준비할 때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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