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일본 법원이 오키나와(沖繩)의 반환 당시 일본 정부가 미국이 지급해야 할 토지원상복구비 등을 대신 지불하기로 한 '밀약'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10일 일본언론에 따르면 도쿄지방법원은 9일 1972년 오키나와 반환 직전 미국과 일본 간 재정부담 관련 밀약문서의 공개를 요구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밀약의 존재를 인정하는 한편 국가에 관련 문서의 공개와 함께 원고에게 1인당 10만엔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전 마이니치신문 기자인 니시야마 다이키치(西山太吉.78)씨 등 25명은 2008년 9월 정보공개법에 따라 오키나와 반환 당시 미국이 지불해야 할 토지 원상회복비 400만달러와 방송국 이전비 2천만달러, 미군시설 이전비용으로 일본 정부가 제공한 무이자대출 등 2억달러의 재정지원 등 관련 문서 7점의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 문서는 이미 미국에서는 공개됐으나 과거 자민당 정권은 관련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개에 응하지 않았다.
작년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일본 정부는 '밀약'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외무성 산하에 전문가위원회를 두고 조사에 나섰으나 니시야마씨 등이 요구한 문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법원은 "국가가 국민에게 알리지 않은 채 재정을 부담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밀약의 존재를 인정하는 한편, 미국측의 문서 등을 고려할 때 일본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충실히 조사해서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39년 전 이 내용을 특종 보도했고, 이번 소송을 주도한 니시야마씨는 "너무나 완전한 승리다. 정보혁명이 일어났다. 꿈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니시야마씨는 1971년 밀약 내용을 특종보도했으나 외무성 여직원을 유혹해 국가 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국가공무원법위반으로 기소돼 1978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결국 기자직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외무성은 법원의 판결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외무성은 작년 9∼11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지시로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밀약 관련 문서를 조사했으나 일본의 재정부담 관련 문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오카다 외상은 법원 판결 후 회견에서 "외무성에 문서가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관련 문서가 의도적으로 파기됐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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