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배상법이 국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폭 수정됐다. 국가배상법 시행 후 처음이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29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가 국가배상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위법하지 않은 공권력에 의한 피해 인정, 소송절차 간소화, 정신적 피해보상 인정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이번 수정법안은 중국 국민들의 권익을 대폭 제고할 수 있는 법률적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정 전 국가배상법은 ‘위법’한 공권력이 야기한 피해사례의 경우만 국가배상을 인정했다. 그러나 수정 법안에서는 ‘위법’이라는 글자가 삭제됐다.
베이징대학 법학과 장밍안(姜明安) 교수는 “국가배상법에서 ‘위법’이라는 글자의 삭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합법’ 적인 공권력에 의한 국민 권익 침해 사례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합리한 규정 철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중국 국민은 국가를 상대로 형사배상 소송을 제기할 경우 반드시 관련기관의 확인을 거쳐야 했다. 즉, ‘배상의무기관(賠償義務機關)’이 기소 사건의 ‘위법성’ 확인과 배상 여부를 확정해야 했던 것.
그러나 국가기관에 속하는 배상의무기관이 국가의 편에 서기 십상이었고, 이 규정은 국민들의 국가배상 청구에도 큰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수정 법안 통과로 중국 국민들의 국가배상 청구 경로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배상의무기관이 정해진 기간 내에 배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국가배상 청구인이 배상의무기관의 상급 기관에 재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상급기관의 결정에 불복하거나 상급기관의 결정이 늦어질 경우, 동급 인민법원 배상위원회에 배상결정 신청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정신적 피해보상 인정도 새롭게 추가됐다. 수정 법안은 ‘권익 침해 행위가 야기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명예회복, 피해위로금 지급할 것’을 명시했다. 현재까지 중국 법률은 정신적 피해의 국가배상을 인정하지 않았다.
2009년 기준, 중국 전역의 법원에 접수된 국가배상 소송은 1840건에 달하고 그 중 판결완료 소송건수는 1521건이다. 그러나 원고가 손해배상을 받는 경우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수정된 국가배상법은 올해 12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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