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S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국내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조강생산 기준으로 세계 4위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해운 역시 세계 6위의 선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철강ㆍ조선ㆍ해운 업체들은 상호협력 체제를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어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의 추격까지 허용한 상태여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각자의 길을 걷다
지난해 국내 해운사와 한국전력ㆍ포스코 등 대형 화주들 사이에 끊임없는 충돌이 있었다. 특히 한진해운ㆍ현대상선ㆍSTX팬오션ㆍ대한해운 등 국적 선사들이 한전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과 현대제철 장기운송계약(COA)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본ㆍ대만 등이 자국 전력화물 시장을 개방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만 개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 화주들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전 관계자는 "호황기 동안 운임 인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국적 선사들이 대량화주의 요구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반응하지 못한 것도 외국 선사들이 선호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한전의 5개 자회사는 지난해 전체 석탄 수입물량 16%인 979만t의 수송을 일본선사에게 일임했다. 포스코 역시 수입화물의 10%에 해당하는 약 800만t을 외국선사에게 맡겼다.
위기 대응도 손발이 맞지 않는다. 한국선주협회는 지난해 '리먼쇼크'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공동 대응하기 위해 한국조선협회에 협력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로 양기관의 공조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정부의 지원방안은 해운업을 중심으로 단편적으로 진행됐다. 그마저도 금융기관의 소국적인 협조로, 한국자산공사(캠코)가 1차 매입 대상으로 선정한 62척의 선박 중 17척을 사들이는데 그치고 말았다.
국내 해운사들의 선대 규모는 세계 6위 규모다. 하지만 일본 최대선사인 NYK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조선사들의 자국 수주가 10%에 불과한 이유다.
하영석 계명대 교수는 "제조기업과 해운물류기업간의 '공존적 파트너십' 구축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공급사슬관리(supply chain managementㆍ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과정을 관리함으로써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활동)를 통해 각 산업별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中ㆍ日, 공조체제 구축…금융도 지원사격
반면 일본은 세계 1위 선대를 보유하고 있는 해운업을 중심으로, 조선 및 철강업체들이 강력한 '선순환구조(virtuous circle)'를 구축했다
일본의 대형 선사인 NYKㆍMOLㆍK-라인 등은 자사 물량의 대부분을 자국 조선소에 발주하고 있다. 실제로 NYK는 미쯔비시중공업에, K-라인은 가와사키중공업에 자사 물량 80%를 발주하고 있다.
신일본제철ㆍJEF스틸 등 철강업체를 비롯해 일본 대형 화주들은 '지명입찰제'를 통해 물량을 자국 선사에게 몰아주고 있다. 토후쿠전력(東北電力)만 하더라도 NYKㆍMOLㆍK-라인 등 9개 선사들에게만 장기운송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일본 선사들은 다시 자국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 선대를 지속적으로 확충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선사들은 외국 업체들에 비해 낮은 운임료를 자국 대형 화주들에게 제시한다.
또한 일본 금융사들의 '제로금리'에 가까운 선박금융도 철강ㆍ조선ㆍ해운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담당한다.
이밖에 중국은 '자국건조주의(자국 발주물량은 자국 조선소에 준다는 것)' '자국수송주의(자국 수출물동량은 자국 선박으로 수송하는 것)'를 앞세워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금융지원 역시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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