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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한 구원투수라도 등판을 포기하고도 남을 상황이었지만 프레디맥의 찰스 홀드먼 주니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달랐다. 풋남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회장으로 있던 그는 지난해 7월 '진공상태'였던 프레디맥에 뛰어들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이 내는 온라인 경영저널 날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upenn.edu)은 최근 홀드먼 CEO가 밝힌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홀드먼이 프레디맥에 입성했을 때 회사는 리더십 부재 상태였다. CEO는 물론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경영진이 모두 공석이었다. 그는 6년 동안 여섯째로 바뀐 CEO에 불과했다. 전임자는 반 년만에 회사를 떠난 뒤였다. 미 정부로부터 500억달러를 지원받은 프레디맥은 당장 10%의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홀드먼이 투입된 뒤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최근 손실 보전을 이유로 미 재무부에 106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추가 요청한 것이다. 프레디맥은 지난 1분기 손실이 67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홀드먼은 난국을 어떻게 돌파하려는 것일까. 그는 아무리 쪽박기업이라도 성공경영을 위한 원칙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새 조직과 문화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경영모델과 철학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업윤리다. 홀드먼은 "기업윤리는 성공적인 경영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단언했다. 기업가들은 보통 이윤과 윤리를 별개로 보기 때문에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홀드먼은 기업 내에 윤리경영을 정착시키려면 임원들이 '자기 브랜드'를 확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홀드먼은 개방적인 분위기와 솔직하고 직접적인 의사소통도 성공적인 경영의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활발한 소통은 긴박한 상황에서 조직의 위기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홀드먼은 미 하원 주택금융서비스위원회(HFSC)에 출석한 뒤 전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서 그는 "HFSC가 프레디맥을 쓰레기통에 쳐박으려 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당장 해야 할 일이 뭔지를 깨닫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홀드먼은 "모든 임직원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과 최고경영진의 생각, 회사의 전략을 정확히 이해할 때라야 불확실성과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기업가의 핵심 사명 가운데 하나하고 강조했다. 홀드먼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그들이 돈벌이 이상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홀드먼은 또 기업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간단명료한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반복을 통해 직원들에게 임무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홀드먼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로 풋남이 위기에 빠졌을 때를 사례로 들었다. 당시 투자자들의 이탈행렬이 이어지자 그는 직원들을 불러 모은 뒤 "풋남이 해야 할 일은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네 가지 실천과제를 내세웠다. 그 중 하나는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최고의 투자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것이었다. 고객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고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홀드먼은 회사의 과제가 명확해지자 업무효율과 실적이 덩달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홀드먼은 직원들과 업무를 주제로 한 소통 기회를 늘리고 뛰어난 인재에게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위기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팀워크를 강화하고 임원들의 외부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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