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갈수록 벌어지는 한·중 외교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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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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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지난 봄 한국 군함이 서해에 가라앉는 슬픈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의 소행이라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추진과 서해에서 한·미 해상훈련도 실시됐다. 미국 등 전통 우방국들은 북한 제재에 손을 들었지만 중국의 동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대북제재결의안은 사실상 물건너갔고 우리의 천안함 사건은 한·중 외교의 먼 여정을 다시한번 실감케 해줬다.

지난 1일 오후 2시 25분 경 우리나라 태안반도 100마일 해상에서 중국 어선과 한국 화물선이 충돌해 중국 선원 전원이 실종되는 사고가 났다. 우리측의 인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은 이 사고를 앞다퉈 보도했지만 우리 외교부는 너무 조용했다. 그런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인 2일 태풍 '곤파스'의 영향권에 들어 해양경찰청의 사고 수색작업은 난항을 맞았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이날 우리 서해상에서 발생한 사고 보도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외신을 인용한 보도였다.

3일 현재 외교부 중국부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 수색작업이 재개될 것이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3일째이지만 사고 경위에 대해 드러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 산하 기관지인 법제만보(法制晚报)의 한 기자는 "아무리 태풍의 영향이라지만 한국 측 대응이 너무 지지부진 한 게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중국 선원 전원이 한국 영해에서 실종됐는데 한국 정부의 구조작업이 서둘러 진행되지 않는 사실에 몹시 언짢았던 모양이다.

중국 정부도 이번 사건에 대해 외교적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이번 일이 '사고' 이길 바란다"는 표현을 썼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한 단속과정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말이다.

한국 외교부 중국부 담당자는 "한국언론이 장 대변인의 표현을 지나치게 과장 해석한 부분이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입장 차이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 수교 이후 우리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지나치게 경제에 치우쳐 있었다. 그 결과 정치외교 분야에서 양국 간 발전은 비교적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됐다. 그러나 격상된 정치적 수사가 곧 긴밀한 정치적 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천안함 사태와 이번 서해상에서 발생한 중국선원 실종사고에서 확인한 한국과 중국 간 시각차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또 어떻게 간극을 좁힐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shu@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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