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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
그가 주장한 것은 일반적으로 노인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예상과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관은 크게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고령자(노인)는 빈곤하다' '노인은 병약하다' '빈곤하고 병약한 노인은 그래서 가족들에게 부담이 된다' '노인은 할 일이 없어서 무료하고 지루해하며 희망이 없다' '노인은 지방으로 돌아간다'가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필자가 느낀 노인들의 모습은 이와는 정반대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우선 노인은 빈곤하다는 데는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오히려 이 사회 부(富)의 60% 이상을 50세 이상의 준고령층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을 비롯해서 금융상품이나 채권, 유가증권, 회원권 등 거의 대부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노인층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실버산업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노인층을 대상으로한 서비스나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노인은 병약하다는 가설에도 전적으로 동의할 생각이 없다. 최근에 필자가 상담한 72세의 어느 할머니는 젊은이 못지 않은 패션감각과 글로벌 경제나 시장 동향에 대한 지식을 뽐냈다. 아울러 이 할머니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의 운동을 통해서 아직 잔병을 모르고 지낸다고 했다.
TV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60대 후반의 할아버지가 힙합춤을, 70대 초반의 할머니들이 발리댄스를 추거나 축구시합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노인들이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는 가설에도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애써 모아놓은 재산을 자식들이 사업한답시고 날려버리거나 손자손녀들의 교육자금을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취업난에 사회가 각박해지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묵묵히 저축만 해서는 아파트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요즘이기에 오히려 자식들이 노인층의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추세다.
노인들은 지루해하고 무료하고 희망이 없다는 가설도 필자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억측이다. 60대 중반인 필자의 어머니는 노인대학교와 요가, 수영, 친목회, 산악회 등 오히려 필자보다 더 바쁜 노후생활을 즐기고 계신다.
노인은 결국 지방으로 돌아간다는 마지막 가설 역시 되씹어볼 필요가 있다. 한 조사에서 노인들은 산과 강을 조망할 수 있는 실버타운보다는 도심에 위치한 실버타운을 선호했다.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있어야 자식들이 쉽게 찾아 올 수 있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인간관게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인이 돼서 이처럼 일반적인 가설과 다른 삶을 영위하려면 젊었을 때 나름대로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위에서 언급한 가설이 가설이 아닌 실제 적중되는 노후를 보내느냐 아니면 당당하게 맞서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느냐는 지금부터 어떻게 생활하고 노후를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적어도 앞으로 다가올 노인의 나라에서 얹혀 사는 신세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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