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최근 6차례에 걸쳐 임대료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결렬됐다고 12일 밝혔다.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부턴 기본사용료 11억원과 별도로 총 매출액의 15%를 JDC에 요구했다. 반면 JDC는 종전 임대료인 12.5%를 유지해 달라고 요구 서로 입장차만 보이고 있다.
그동안 JDC가 공항공사에 얼마를 임대료로 냈길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일까.
지난 2003년엔 매출액 대비 3.0%인 23억원을 임대료로 지급했다. 이후 2005년엔 5%(71억원), 2006년 6%(103억원), 2007년 8%(150억원)로 매해 불어난다.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했던 2008년엔 매출액의 12.5%로 상향조정된다. 당시 임대료는 196억원을 냈다. 순이익대비 27.5%에 달하는 액수였다.
지난해 임대료는 281억원으로 늘어났고 순이익 대비 37.4%에 달했다. 매해 공항공사에 낸 임대료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셈이다.
지금과 같은 조건을 적용해도 임대료는 매해 급상승하는데 또 다시 올리면 국제자유도시 개발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해진다는 게 JDC의 하소연이다. 매출 3500억원이 예상되는 올해엔 매출 대비 15%를 임대료로 적용할 경우 525억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한국공항공사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 배경엔 또 다른 요인도 있다.
지난 2009년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중 흑자를 낸 곳은 제주, 김포, 김해공항에 불과했다. 당시 제주공항의 흑자액은 322억원. 10개 공항 적자 총액인 403억원에 근접한 수치였다.
제주공항의 수익으로 다른 지역 공항 적자를 메우고 있으면서도 정작 제주도민들에 대한 지원은 옹색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과정에 공항공사가 면세점 임대료까지 올리려고 하자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한국공항공사 최현철 운영팀장은 “JDC에서 요구하는 매출대비 임대료 비율인 12.5%는 적다고 본다”며 “제주공항 확장사업 등 투자해야 할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JDC 관계자는 “올해엔 종자돈을 만들어 영어교육도시사업과 항공우주박물관 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토해양부에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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