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리비아 건설현장 현지주민에 피습

  • 자재 및 개인 소유품 털리고 직원들 구타당해<br/>카다피 "리비아서 지어지는 집 주민들 것" 와전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리비아에서 진행 중인 주택 건설현장들이 현지 주민들에 습격당해 큰 피해를 입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3일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지난 14~15일 리비아의 우리나라 건설현장 3~4곳에 현지 주민 백여명이 쳐들어와 건설 기자재 및 고가의 공사용 장비 등을 약탈했다. 이 과정에서 사이에 우리 건설업체 직원 및 제3국 노동자들이 구타당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에서 주택을 짓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14일 오전 1시 30분께 100여명의 폭도들이 습격을 가했다"며 "현장에 놓여진 물건들을 약탈하고 중장비나 공사용 차량을 부수고 자재 창고에까지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날 11시 20분께는 훨씬 많은 수백 여명의 폭도가 다시 몰려와 현장과 바로 붙어 있는 직원 숙소에서 현금과 노트북, 카메라 등 개인 소유품을 훔쳐갔다"며 "이 과정에서 직원 한명이 얼굴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현장은 현재까지 공사가 전면중단돼 있으며 한국인 약 80명과 1700여명의 제3국 노동자가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또 다른 숙소로 피신해 있는 상태다.

이처럼 현지주민들이 주택 공사 현장을 습격한 이유는 리비아의 카다피 원수의 한 발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열린 리비아 기초인민회의에서 카다피 원수가 주택정책과 관련, "리비아에서 지어지는 주택은 리비아 국민의 것이며 당신이 들어가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한 것이 "먼저 들어가 차지하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와전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리비아에서 강제로 공사 중인 주택을 점거하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조직적인 반정부 시위나 치안 불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비아 주민들의 주택 건설현장 습격사태로 국내 업체 2~3곳이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입었으며 중국 등의 다른 나라 건설업체도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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