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경쟁적 상호발전’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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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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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무-이재용 독대...20여 분간 회동, 뒷발잡기 식 경쟁 지양할 듯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과 LG가 수십년간의 반목을 넘어 상호발전을 위한 협력적 경쟁관계를 재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그룹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구본무 LG 회장과 20여 분 동안 만남을 가졌다.

그간 양 그룹의 오너일가는 여거 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공식석상에서 간헐적인 만남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처럼 적극적으로 독대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최근 들어 처음이다.

특히 양사는 1968년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계획 발표 이후 수십년간 악연을 지속해왔다. 당시 LG전자 등 국내 59개 전자기업은 삼성이 일본 산요와 전자산업 합작한 것을 문제삼아 국내 전자산업이 일본에 무너진다며 이를 거세게 반대했다.

그 결과 삼성은 ‘삼성전자 제품 전량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조건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아후 양사는 전자 등 주력산업은 물론 전기차베터리·LED·바이오헬쓰 등 미래산업에 이르기 까지 각 부문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쳐왔다.

디스플레이에서는 각기 다른 표준을 제시하며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3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등에서도 다른 길을 걸으며 상호기술을 폄훼하는 등 감정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양사의 교류가 전혀 없다. 삼성이 애플·소니·델·HP 등 경쟁사와 부품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LCD 사업은 정부의 독촉으로 인해 교차구매에 나섰지만 이 역시 소규모인데다 일회성에 그쳤다. 글로벌 1, 2위를 양측이 점하고 있는 만큼 상호발전적인 경쟁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양측은 이보다는 상호 견제 및 신경전에 매몰돼왔다.

국내 중소기업들 역시 양사의 신경전에 시달렸다. 양측과 모두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들도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삼성, 아니면 LG로의 ‘줄서기’를 강요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 양측 오너일가의 만남을 통해 이같은 국내에서의 제살깎기 식 경쟁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사업이 상당부문 겹치기 때문에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며 “다만 양사 경영진들의 노력이 담보된다면 일본 기업들처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자 적인 협력관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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