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신흥유럽펀드가 2년 사이 120% 넘게 올랐던데… 유럽 재정위기에도 잘나가네요?"
작년 2월 중국본토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임모씨(34)는 불어나는 손실에 갈아탈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
신흥유럽펀드가 눈에 들어왔다. 상담을 위해 찾은 증권사 직원도 러시아 비중이 높은 신흥유럽펀드라면 지금 가입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유럽펀드는 전날 기준 2년 수익률 124.87%를 기록했다.
새해 들어서만 2.55% 수익을 거뒀다.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러시아펀드(3.64%) 다음으로 높은 성적이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1.95% 수익을 올렸고 해외주식형펀드는 1.43% 손실을 냈다.
신흥유럽펀드는 3개월과 6개월 수익률도 상위권이다. 3개월 수익률이 4번째로 높은 7.33%다. 6개월은 18.08%로 3번째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는 각각 11.19%와 18.51% 수익을 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1.27%와 10.03%다.
상품별로는 알리안츠자산운용 '알리안츠GI동유럽증권자투자신탁[주식](C/A)'가 연초이후 4.11% 성과를 나타냈다. 6개월 수익률은 16.23%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우리Eastern Europe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 1'은 같은 기간 각각 3.96%와 23.66%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이런 강세 배경으로 신흥국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반사이익을 들고 있다.
세계적인 자금 흐름도 신흥유럽 쪽으로 돌아섰다. 글로벌시장 자금은 19일 기준 1주일간 신흥유럽펀드로 9억6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다만 재정위기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분산투자 차원에서 단기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신흥국 인플레 우려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진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름세가 한동안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인 실적은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신흥유럽펀드는 신흥국 인플레 위험에 반대급부로 오른 감이 있다"며 "길게 봤을 때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인 만큼 단기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연구원은 "신흥유럽펀드 가운데 러시아 비중이 높은 상품을 제외하면 공격적인 대응은 부담스럽다"며 "조심스럽게 향후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나 체코가 정보를 얻기 힘든 지역이라는 것도 부담스러운 점으로 꼽혔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기초체력(펀더멘탈)이 양호한 국가도 있지만 잘 모르는 지역도 많다"며 "재정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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