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 합동회의에 참석, “(북한과의 대화는)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를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 북한의 사과만으론 남북관계가 잘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천 수석은 “북한이 우리에게 쌀이나 비료를 받아가려고 대화공세, 평화공세를 하는 게 아니면 작년에 저지른 모든 일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북한의 진정성을 시험해볼 기회는 얼마든 있기 때문에 대화를 요구하면 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천 수석은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도 하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서 마음을 고쳐먹어야 남북관계가 잘 풀릴 수 있다. 비핵화가 제대로 안 되는데 사과한다고 해서 모든 걸 다 풀어줄 순 없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한 간의 경색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대북) 제재만으론 해결할 수 없지만,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외교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제재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선 6자 회담을 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천 수석은 “북한은 어지간해선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버티면 죽을 것 같고, 핵을 내놓으면 형편이 완전히 달라지겠구나’ 하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핵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면서 “(북한이) 이런 판단을 하도록 외교와 제재를 잘 조합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천 수석은 “확고한 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반도) 평화도 지속가능하다”면서 지난해 말 실시된 우리 군의 서해상 사격훈련과 최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구출작전 등을 예로 들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선 필요할 때 무력을 사용한다는 태도를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천 수석은 “지금 북한은 살아남기 위해 굉장히 어려운 투쟁을 하고 있다. ‘5·24조치’ 이후 북한으로 들어가는 현금이 연간 3억달러 정도 줄었고, 특히 작년 연평도 도발 이후 북한 내 쌀값이 2배 정도 오르는 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북한이 내부 불만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천 수석은 “많은 사람이 ‘이명박 정부가 북한 붕괴를 기다리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우린 평화통일을 지향하지 북한의 체제붕괴나 흡수통일은 목표가 아니다”면서도 다만 “북한 스스로 붕괴를 자초한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천 수석은 통일비용 문제에 대해선 “통일을 위해 우리가 투자하는 돈의 규모보다 북한의 자산 가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평화통일이 될 때까지 대북정책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평화다. ‘뇌물’을 주고 (그 대가로) 받는 평화는 지속가능한 평화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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