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별내선 노선 변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노선을 변경하려는 도의 움직임에 대해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질 전망이다.
구리지역은 노선 변경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반면, 남양주지역은 변경안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경기도의 ‘노선 변경’
별내선은 당초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서울 암사역에서 구리 토평, 돌다리 사거리, 도매시장을 거쳐 남양주 별내신도시에 이르는 11.37㎞에 건설되도록 제안됐다.
이 노선은 2006년 7월 별내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으로 제시된 뒤 이듬해 12월 광역철도로 확정됐지만, 그동안 사업시행기관 결정과 운영비 부담 등 관련 기관간 협의가 지연되면서 5년간 표류했다.
그러나 도는 최근 기본계획을 마련하면서 광역교통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중앙선 복선전철을 환승할 수 있도록 구리역과 남양주 진건보금자리지구를 포함하는 대신 구리 돌다리사거리와 도매시장 구간을 제외했다.
도는 노선 변경이 광역철도 요건을 갖추고 노선의 효율성을 위해 돌다리사거리와 도매시장 구간 배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이같은 내용의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지난 4일부터 경기도청과 구리시청, 남양주시청 등에서 주민 공람절차를 마쳤다.
도는 변경안대로 서울 암사동에서 구리를 거쳐 남양주 별내신도시까지 12.75㎞를 연결하는 별내선을 총 9000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구리 vs 남양주, ‘지역 갈등’
구리지역 주민들은 “도가 진건보금자리지구 구간을 포함하면서도 구리지역 주민들의 요구안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노선을 변경했다”며 “이는 구리지역을 차별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교통수요가 많은 도매시장의 여건을 감안해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구리시의회와 구리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20일 임시회를 열고 ‘별내선 복선전철 사업에 따른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결의문에서 도의 노선 변경이 주민들의 요구안에 상반되고, 구리시에서 추진하는 동구릉 문화사업에도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며 원안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구리시도 주민들의 요구를 감안, 조정안을 마련해 도에 건의했다.
하지만 남양주시는 구리지역 요구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일단 도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별내선이 진건보금자리지구의 교통대책인 만큼 별내선을 하루빨리 건설해야 한다는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변경안이 도매시장 구간 대신 진건보금자리지구 구간을 포함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절충점 없어, 장기화 불가피
도는 전체 사업비 9000억원에 21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사업비가 소요된다는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의 20%를 초과할 경우 별내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고심 중에 있다.
도는 국토부, 서울시와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기다 노선 변경을 반대하는 구리지역 여론도 만만치 않다.
구리지역 주민들은 동구발전추진위를 구성, 조만간 노선변경을 반대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반발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이해관계가 다른 두 지자체 사이에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지리한 갈등은 되풀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별내선은 이래저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주민들이 요구한 노선으로 변경할 경우 설계기준에 위배되고, 막대한 건설비용이 추가된다”며 “국토부와 서울시와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해결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이 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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