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은에 따르면 다음 달 4일쯤 현행 외화자금국을 확대개편한 외자운용원이 설립될 예정이다.
산하 부서는 종전 2개에서 3개로 늘고 국(局)에서 원(院)으로 격상되며 대내외 공모를 통해 원장과 간부 직원을 선발한다. 원장은 경제연구원장 수준의 대우를 받는다. 이에 따라 자율성과 개방성, 전문성이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전문성을 위해 직원의 순환근무 주기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러한 조직개편이 외환보유액 급증과 맞물리며 한은이 수익률을 강조하는 투자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운용기획과 리스크 관리, 위탁 등을 담당할 외자운용기획부가 신설된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2960억 달러로 사상 첫 3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미국 국채의 비중이 큰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자운용원은 외환보유액 유동성 확보를 통해 고위험 수익사업을 하는 것을 대비한 틀"이라며 "하지만 이로 인해 투자방향이 독립적·직접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국계 IB 관계자는 "미 국채 집중 운용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크며 결국 달러 비중을 줄이고 유로화, 엔화, 위안화 비중을 늘릴 수 있다"며 "부동산, 원유나 원자재, 금, 구조화상품 투자 등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관측했다.
반면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는 "한은이 고위험 부담을 안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화유동성 부족에 대비해야 하므로 안전자산 투자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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