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50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59.4%는 “최근 원자재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매출부진 우려’(52.3%)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계약상의 이유’(23.3%), ‘담합조사 등에 따른 부담감’(19.4%) 등을 꼽았다.
업종별로는 ‘음식료업’에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76.8%로 가장 높았으며, 그 이유로 ‘담합조사 등에 따른 부담감’(50.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한 매출부진 우려’(45.3%), ‘계약상의 이유’(3.8%)를 꼽았다.
‘반영했다’고 응답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반영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원자재가 상승분의 ‘10% 미만’(22.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0~20% 미만’(19.5%), ‘20~30% 미만’(16.6%), ‘30~40% 미만’(14.1%), ‘40~50%미만’(9.3%)으로 나타나 반영비율이 원자재가 상승분의 50%에 못 미친다는 응답이 81.5%에 달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2월 21일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구리·옥수수·원당(설탕원료) 가격도 6개월 전에 비해 각각 40.2%, 69.6%, 65.7% 오르는 등 최근의 국제원자재가 상승세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의 원자재가 급등으로 기업경영에 피해가 발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피해가 다소 있다’는 응답이 62.6%,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응답도 30.5%에 달하는 등 전체 응답기업의 93.1%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가 없다’는 응답은 6.9%에 그쳤다.
구체적인 피해 형태로는 ‘원가부담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65.6%)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한 매출부진’(15.3%), ‘임금 등 다른 부문에서의 원가절감’(13.8%), ‘원료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5.3%)을 꼽았다.
향후 원자재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86.7%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응답은 11.7%, ‘점차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1.6%에 그쳤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에 대해서는 국내기업 28.0%가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및 세제지원 확대’를 꼽았으며, ‘수입관세 인하’(24.0%), ‘기업의 원가상승요인 감안한 물가대책’(16.8%), ‘해외자원 개발로 안정적 공급망 확보’(7.7%), ‘정부 비축물량 공급확대’(7.0%) 등이 뒤를 이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임금동결과 같은 원가절감이나 제품가격 인상 외에 원자재가 상승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는 기업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원자재와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비축물량 확대, 유통부문 비효율성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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