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증권금융 지분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것을 꺼리는 정부 입장도 반영됐을 것으로 추측됐다. 거래소는 단독으로 입찰을 결정했을 뿐 아니라 인수 가능성도 낮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코스콤·예탁결제원 3개 기관은 예보 측 증권금융 지분 276만8959주(4.07%)를 인수하기 위한 2차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 마감일은 18일이었다.
1차 입찰이 작년 말 실시됐으나 유찰된 바 있다. 매각이 이뤄지려면 2개사 이상 입찰해야 하지만 1개사만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예탁결제원은 현재 증권금융 지분 13.93%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지분율은 18.00%로 늘어난다.
나머지 지분은 증권·자산운용·은행·보험에 걸친 금융권에 분산돼 있어 3자에 의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대주주로서 증권금융이 가진 공적인 역할을 감안해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입찰가도 경쟁적으로 썼겠지만 시장 평균치를 기준으로 산정·제출했다"며 "경쟁 입찰자도 2~3개 기관에 달해 인수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금융 주식은 높은 배당성향에도 상장돼 있지 않아 시장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점쳐졌다.
장외시장 관계자는 "증권금융 주식은 1만4000원대 초반에서 별다른 등락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IPO 역시 명분이 필요하지만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동양종금증권도 최근 예보 측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일반 투자자로부터 청약을 받았지만 수요 부족으로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예보가 보유한 증권금융 지분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된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예비 인수자를 아직 선정하지 않았다"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