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한국 조선업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것이 초대형 LNG선이었던 만큼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주하는 LNG선 발주 문의
“지금도 내 책상 위에는 대규모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수없이 많다. 올 하반기에는 LNG선을 주목해야 한다.”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영업설계팀 이사(사진·52)의 말처럼 국내 대형 조선소에는 LNG선 발주를 문의하는 선주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가장 빠른 시기에 발주가 예상되는 LNG선 프로젝트는 카타르 선사인 QGTC가 발주하는 16만5000~17만5000CBM급의 LNG선이다. 예상 발주 규모는 5~8척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또한 나이지리아 선사가 현재 운항하고 있는 30년 이상된 노후선대 교체를 위해 4~5척의 LNG선을 발주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 등 국내 조선소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로는 나이지리아의‘Brass LNG 프로젝트’에 투입될 LNG선 14척의 신조입찰에 한국 빅4를 비롯해 가와사키, 미쓰비시 등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최대 오일 메이저인 가즈프롬(Gazprom)도 극지용 특수 LNG선 발주를 위해 본격적인 준비를 들어갔다.
◆日 원전사태 ‘발화점’…“韓 조선 새로운 기회”
대규모 LNG선 발주의 직접적인 원인은 일본 원전사태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LNG 해상운송은 2000~2009년 연평균 6%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일본 원전사태 여파로 2015년까지 연평균 7.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원전사태에 따른 LNG선 추가 수요를 비롯해 원전을 대체할 LNG를 사용하는 발전소의 물량 등으로 인해 LNG선의 신조 수요는 100척 가량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세계 1위 조선을 놓고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 중국 조선소들은 LNG선 건조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주들에게 품질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없다. 일본 업체들도 지진 피해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반면 한국 조선업체들은 풍부한 LNG선 건조경험을 가지고 있어 중국과 일본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실제 한국 조선업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것도 2000년대 초반 카타르 선사가 ‘빅3’에 한꺼번에 발주한 45척의 초대형 LNG선이었다.
이와 관련, 이석제 미래에셋 이사는 “과거에는 LNG선을 수주하는 선에서 끝났지만 이번에는 LNG FPSO를 수주, 한국 조선업체의 사업기회를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이며 프로젝트에 따라 LNG선 시장보다는 LNG FPSO의 매출이 더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3-가스公, 기술개발 박차
한편 LNG추진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LNG추진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시설인 LNG 벙커링(Bunkering) 설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조선업계와 한국가스공사의 공동연구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
십투십 벙커링 시스템 연구사업과 관련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국내 조선 3사와 양행각서를 체결했다.
가스공사가 국내 LNG추진선박 운용을 위한 자료수집과 관련 법규 제정 등을 지원하고 조선 3사가 LNG추진선박의 설계와 제작기술 개발을 맡는 구조다
빅3 조선사들은 LNG 벙커링십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개발은 이미 완료가 된 상황으로, 소형 크기의 LNG선을 활용한 벙커링 시스템은 이미 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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