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캄캄’‥3.22대책 약발 안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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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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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22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의 역풍을 맞은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실종됐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된 데다가 ‘당근책’이었던 취득세 인하의 적용 시점을 둘러싼 혼란까지 가중돼 ‘거래 정전’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재건축안 통과 호재를 맞아 반짝했던 개포 재건축도 잠잠해졌다.

◇“금리 올라 버거운데 집은 안 팔려”=지난 2009년 평촌신도시로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박모(43)씨는 요새 양도세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5월 초까지 원래 살던 군포시의 아파트를 팔지 못하면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년 기한을 넘겨 세금 4천여만원을 내야 하는데 지난해 말 내놓은 아파트가 안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2천만원 싸게 내놨는데도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니 팔기는 틀렸다고 봐야죠. 새집 사느라 빌린 돈에 대한 이자도 매달 100만원씩 나가고 있는데 비과세 혜택까지 못 받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합니다.” 서초구 반포동의 H공인 관계자는 “매매고 전세고 최근 일주일간 거래를 한 건도 못했다. 전화통이 울리지 않으니 사무소가 절간 같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강북구 미아동 J공인도 “활성화대책 발표 이후 완전히 침체됐다”고 말했다.

◇재건축, 피기도 전에 시들었나=개포택지개발지구 재정비안의 통과로 잠시 들썩했던 재건축 역시 기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개포구 G공인 관계자는 “2~3일 반짝하더니 조용해졌다”면서 “호가만 높아졌지 실제 거래가는 별로 좋지 않고 거래 건수도 발표 이후 일주일간 5~6건 정도에 그쳐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J공인 관계자도 “매도자들이 갑자기 물건을 집어넣는 바람에 깜짝 놀라 매수한 사람들이 몇몇 있긴 한데 추격 매수가 뒤따르지 않으니 발표 직후 3천 이상 올랐던 호가가 지금은 1~2천 정도로 처졌다”고 덧붙였다.

재건축안 발표 전 6억8천만원이었던 개포주공1단지 36㎡는 발표 직후 7억2천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가격이 1천만원 빠졌다. 같은 단지의 42㎡도 8억에서 8억3천까지 올랐으나 최근 2천만원 떨어진 8억1천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 관계자는 “잠실5단지 재건축 관련해 상담을 받은 손님들한테 문자나 메일로 시세를 알리면 10% 정도는 추가문의를 하는 등 반응이 있었는데 지금은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매수자들이 일본 지진 등의 여파로 잔뜩 움츠린 가운데 얼마 전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지난해 11억8천만원에 거래됐던 잠실5단지 112㎡가 10억5천만원까지 내려갔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전언이다.

중개업소들은 DTI 규제를 완화하는 등 현실적인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반포동 H공인 관계자는 “DTI를 풀어야 시장이 살아난다. 실수요자에게는 감세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 거래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고 미아동 J공인 관계자도 “DTI 반응이 가장 즉각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취득세 ‘복마전’, 전세도 안 빠져=상당수 매수자들이 취득세 인하 적용 시점을 저울질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지방자체단체들이 취득세 인하 철회를 요구함에 따라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취득세 인하 소식에 잔금 납부를 미루고 있는 박모(56.여)씨는 “취득세 인하가 현실화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지금은 집 살 때가 아닌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용산 이촌동의 H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내린다는 말은 나왔는데 적용 시점이나 소급 여부 등은 불투명하니까 다들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면서 “이러다 취득세를 원점으로 돌리면 국민들을 우롱한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철 및 학군 수요가 정리되면서 전세 시장도 잠잠하다.
공급량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찾는 사람도 없어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세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반면 전세가 워낙 부족한 강북구와 성북구 등 일부에서는 오름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미아동 J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손님도 없지만 물건이 더 없어서 내놓으면 며칠 기다릴 것도 없이 바로 나가는 추세”라면서 “그래도 예전처럼 전세 좀 구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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