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제품의 내구성과 성능을 바탕으로 내수 및 해외 고객을 늘려가고 있는 반면, 현대위아는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기아차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하고 있다.
4일 두산인프라코어 201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가 49.7%, 현대위아 39.9%, 화천기공 10.5%를 각각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9년 시장점유율이 39.3%에 그쳐 현대위아(46.1%)에 공작기계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자동차, 전기·전자 등 주요 수요산업의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현대·기아차 물량에 의존한 현대위아를 제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위아는 200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공작기계 내수시장 점유율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NC선반과 머시닝센터 품목 기준 현대위아의 시장 점유율은 43%로, 두산인프라코어 42%보다 앞선다는 것.
현대위아 관계자는 “절삭기계 시장 내에서 NC선반과 머시닝센터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한 시장점유율에서 2007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사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국내 공작기계사업의 시장 점유율 통계치가 존재하지 않아 업체별로 실적 비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화천기공이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시장 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가 38.9%, 현대위아 34.1%, 화천기공 22.1%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공작기계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업체별 주력 생산품목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내수시장과 중국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위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공작기계산업 2010 실적 및 2011전망’에 따르면 올해 공작기계 생산은 5조원으로 전년대비 47.1% 증가,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전기·전자업종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과 스마트폰 등 IT부문 호조로 전년대비 259.5% 증가했다. 자동차, 철강비철금속도 전년대비 150% 안팎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다양한 제품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회복과 맞물려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 반면 현대위아는 현대차와 기아차 매출 비중이 높아 불황에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으나 매출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공작기계는 제조업 전방산업의 수요 변동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국내경기 상황,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정책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체 간 품질 수준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가격, 판매망 확보 및 A/S 등이 주요 경쟁 요인”이라며 다양한 제품과 판매망을 구축한 업체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위아 역시 자동차 부문 공작기계의 우위를 발판 삼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들 업체 간 경쟁은 올해에도 더욱 치열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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