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배터리 사업 세계 1위… ‘뚝심’의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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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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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LG화학이 세계 1위 배터리 강자로 올라서는 데는 구본무 LG회장의 한결 같은 열정이 바탕이 됐다.

지난 1992년 구본무 회장은(당시 부회장) 유럽지역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출장 중 영국을 들린 구 회장은 영국 원자력연구원(AEA, Atomic Energy Authority)에서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충전을 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를 처음 접했다.

구 회장은 2차전지가 미래의 새로운 성장사업이 될 가능성을 보고, 귀국길에 2차전지 샘플을 가져와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연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럭키금속은 1992년말 AEA와 ‘리튬전지의 저온 활동성 향상 및 사업화’와 관련한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2차전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1996년 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해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리튬전지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등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는 만큼 소재분야 연구능력이 뛰어난 LG화학으로 연구조직을 이전한 것.

하지만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97년에 LG화학 연구진들이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을 처음으로 성공하긴 했지만 대량 양산하기에는 품질이 따라주질 않았고, 일본 선발업체들의 기술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면서 2차전지 사업은 위기에 봉착하기 시작했다. 90년대부터 수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안 나타나자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2001년 11월 여의도 LG트윈타워 회의실.

구본무 회장과 주요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모인 자리에서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몇몇 계열사 최고경영진은 “이런 적자를 감수하며 계속 사업을 해야 하나. 그리고 다른 세계적 기업들은 전자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는 LG화학이 이 사업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라며 LG화학의 전지사업 추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오고 갔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구 회장은 단호하게 논의를 마무리하는 발언을 했다.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 그동안 전지사업을 추진해 오며 쌓은 노하우도 있고 나는 LG화학이 계속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했다.

그렇게 해서 2차전지사업을 계속해 오던 LG화학에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2005년 말, 그해 역시 2차전지 사업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자 “봐라, 안되는 건 역시 안되는 거다”라는 말들이 나오면서 “이렇게 어려운 사업을 꼭 해야하나”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때 역시 구 회장은 예전과 다름없이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공할 날이 올거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라고 다시 한번 임직원들을 다독였다.

구 회장의 2차전지 사업 육성에 대한 열정은 20여년전 사업 초기부터 남달리 강했다.

이를 방증하듯 97년에 LG화학 연구진들이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을 처음으로 성공했을 때 구 회장은 기뻐하며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 전부 해외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LG는 현재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GM, 포드, 르노, 현대기아차 등에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로 부상했다. 바로 구 회장의 전지사업 육성에 대한 ‘인내·끈기’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뚝심 있는 투자가 서서히 빛을 발하며 현재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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