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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 엄격해진다… '꼬리 자르기' 강력대응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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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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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세, "LIG 사태는 모럴해저드 전형" 질타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당국이 대기업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대기업 계열사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신규 대출 중단 및 대출심사 강화 등의 조치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7일 “LIG건설 사태는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며 LIG그룹에 직격탄을 날렸다.

권 원장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부실 경영의 책임을 이해관계자에게 전가시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LIG그룹은 계열사인 LIG건설이 자금난에 시달리자 채권단과 협의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밖에 한솔그룹의 한솔건설, 효성그룹의 진흥기업 등도 자구노력 없이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대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털어내기에 대한 은행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권 원장은 “그룹 차원의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점검해 법규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며 “기업 신용위험 평가 때 그룹 소속 건설사는 자금 지원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불이익을 감수하는 확약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때나 여신심사 때 계열사를 우대해주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며 “중견 건설사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공정 경쟁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이 뒤늦게 깨닫고 고치려 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용위험 평가와 여신심사 관행이 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도 부실 계열사를 외면하는 대기업에 대해 각종 불이익을 주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부실 계열사는 물론 다른 계열사에도 만기 대출을 회수하고 담보가 없는 경우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앞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지난 6일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LIG건설 법정관리 신청은) 금융 질서를 문란케 하는 것”이라며 “금융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할 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 대기업만 믿고 계열사에 혜택을 주던 관행은 사라질 것”이라며 “부실 징후가 나타나는 계열사에는 신규 대출을 하지 않고 기존 대출도 회수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의 대기업 2000여개에 대해 강화된 평가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모기업이 구체적인 지원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기업 계열사라도 가점을 주지 않을 방침이다.

조만간 실시되는 37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기업들이 부실 차단과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금융회사에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대기업이 지원을 요청해 믿고 자금을 지원했는데 관련 계열사가 힘들어지자 신뢰를 저버리고 미련없이 손을 털고 있다”며 “대기업이 변화를 추구하기 전까지는 ‘원칙’에 따른 대응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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