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기업 150여개사가 응답한 ‘최근 베트남의 경제환경 변화와 진출기업 의견 조사’ 결과, 베트남의 외환보유고 감소와 통화가치 평가절하 등 최근의 경제환경변화로 현지진출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됐다’는 의견이 66.9%로 가장 많았다. ‘매우 악화됐다’는 답변도 9.1%나 됐으며, ‘달라진 게 없거나 좋아졌다’는 응답은 각각 15.6%, 8.4%로 집계됐다.
경영 악화 이유로는 과반수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상승’(50%)을 꼽았고, 이어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14.9%), ‘경기침체로 소비위축’(14.3%)을 들었다. 경영환경이 다소 나아졌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상승’(11.0%)을 이유로 들었다.
향후 베트남 경제에 대해서는 46.8%의 기업이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고, ‘현재 상태로 지속’(29.2%)되거나 ‘점차 악화될 것’(23.4%)이란 응답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베트남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의 무역수지 개선 노력과 적극적인 외국기업 유치 노력에 큰 점수를 줬다”면서 “반면 부정적인 평가를 한 기업들의 경우 최근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임금상승, 인프라 부족 등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내 경영환경이 다소 악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베트남은 국내기업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진출기업들에게 향후 베트남 투자계획을 물은 결과, 가장 많은 기업이 ‘현 상태로 투자수준을 유지할 것’(71.4%)으로 답했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15.6%나 됐다. ‘투자를 축소하거나 제3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9.1%와 3.9%에 그쳤다.
‘만일 베트남 경제환경이 계속 악화돼 공장을 제3국으로 옮겨야 한다면 어디로 옮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미얀마’(15.6%), ‘캄보디아’(10.4%), ‘라오스’(5.2%), ‘방글라데쉬’(1.3%) 순으로 답변했다. 나머지 67.5%는 공장 이전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 베트남 경제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현지진출 국내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베트남에 대한 지속투자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할 순 없다”면서 “베트남 진출 국내기업들은 중장기적 시각으로 베트남 내수시장과 고부가가치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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