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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저속전기차 동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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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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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해 전기차 바람을 타고 혜성처럼 등장한 업체가 몇몇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C사다. 이 회사는 신형 전기차를 내놓고, 미국 등 해외 유명 모터쇼에서 신제품을 전시했다. 국내외에 연산 수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며 현지 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차세대 친환경차는 곧 전기차’라고 믿던 사람들은 C사 등이 ‘미래의 현대차’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정부의 전기차 지원책은 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공공기관에 들어가는 전기차’라는 타이틀도 달렸다.

이 때문일까. 코스닥 시장에 상장, 지난해 1월 400원대이던 주가는 한때 2000원대 이상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는 ‘신기루’일 뿐이었다. C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인원 감축과 건물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해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100원대다. 회사 측은 회사를 팔아보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상장폐지 위기다.

코스닥 주식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사는 주식이 확실하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이 주식의 상승이 ‘거품’이라는 걸 알고, 어떤 세력이 개입했다는 걸 알더라도 자신은 피해갈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갖는다. 그래야만 수배, 수십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란 걸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저속 전기차란 게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안다. 최고시속 60㎞. 골프장 카트나 유원지에서 업무용으로 쓰는 정도는 모르겠다. 공원이나 유원지, 골프장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유용한 친환경 차일 수 있다. 하지만 공도상에서 돌아다닌다면 도로는 마비된다. 애물단지다. 아니, 애초에 나올 수도 없는 차다. 더군다나 여름에 에어컨이라도 켠다면 시속 60㎞는 커녕 시속 20~30㎞대에서 허우적거리는 차다. ‘에어컨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기술이 없어서 전기차가 상용화 안 되는 게 아니다. 완성차 업체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다만 여전히 비싼 배터리 가격과 인프라 부재 속에서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저속전기차의 실체다. 이들을 동정한다면 국민 세금으로 들어가는 정부지원금 혹은 개미투자자들의 ‘희망’이 투입돼야 한다. 이들이 완성차 이상으로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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