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작전명 "제로니모 E-KIA"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바 빈 라덴 급습 작전을 숨죽여 보다가 한 단어로 된 암호를 보고 받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바로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들이 빈 라덴을 사살한 직후 상부에 보고한 '제로니모(Geromimo)E-KIA'였다.

미국 CBS 방송은 3일 오바마 대통령이 암호명 '제로니모 E-KIA'를 보고받은 뒤 빈 라덴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제로니모는 미국 인디언 아파치족의 추장(1829~1909)으로 신출귀몰한 행보를 보이며 미국을 괴롭혔던 인물이다. 1885년을 전후해 미국 군대는 제로니모 추장을 붙잡기 위해 5천여명의 군인을 배치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다 가까스로 그를 붙잡았다.

이처럼 제로니모와 이미지가 상당부분 겹친다는 뜻으로 빈 라덴에게 '제로니모'라는 암호명을 붙였던 것이다.

제로니모를 제외하고 'E-KIA'는 'Enemy killed In ACtion'의 축약어로 적이 군사작전에서 사살됐다는 뜻을 의미한다. 즉 네이비실은 빈 라덴을 사살한 뒤 즉각 백악관에 '임무 완수'메시지를 전했다고 볼 수 있다.

상황실에서 급습 작전을 지켜보던 오바마 대통령과 조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인사 등은 작전 개시부터 요원들이 현장에서 철수하기까지 걸린 40분간 모니터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빈 라덴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암호를 통해 전해지자 안도의 한숨을 일제히 내쉬었다.

한 참석자는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의 몇 분이 마치 며칠과도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