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장의 성장세가 완만한데다 중국 역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현지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제 3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
실제로 그간 국내 기업들은 이슬림 문화권인 북아프리카 지역과 '아프리카 안의 유럽'이라고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활동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전 지역으로 세를 확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그 첫 포문은 삼성전자가 열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은 지난 3월 나이지리아·가나·잠비아·탄자니아·에티오피아·케냐 등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을 방문했다.
지난 2009년 중동.아프리카 총괄에서 아프리카 총괄을 독립시키는 등 아프리카 시장 확산에 나선데 이어 대표이사가 직접 이 지역을 둘러보며 공격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출장 직후 최 부회장은 "인프라·건설·공공 분야에서 민관 구분 없이 아프리카 전역에 중국의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사업 성과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아프리카에서 삼성의 푸른 깃발이 휘날리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최근 아프리카 법인을 기존 4개에서 7개로 확충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아프리카 매출비중은 40%로 다소 부족하지만 이를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과 LG는 아프리카 평판TV 시장에서 각각 35.8%, 21.4%의 점유율로 1,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가전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세가 약하다. 양사 모두 3~4년 안에 글로벌 가전 1위를 목표로하고 있는만큼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아프리카에서의 성장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케냐에 상용트럭과 버스를 조립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업체와 협력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생산 라인을 통해 지역주민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은 물론 점유율도 높이겠다는 목표다.
두바이에 떨어져있던 아프리카 지역본부도 이집트 카이로로 이전했다. 점유율 역시 2007년 10%에서 지난해 11.9%로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선진시장 및 중국에서의 '폭풍성장'하고 있는 세를 몰아 아프리카에서도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
한화 역시 S급 임원을 아프리카에 파견했다. 그 주인공은 고희승 경영기획실 상무다. 고 상무는 1년간 아프리카에 머물며 한화의 신사업 동력을 발굴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특히 이번 파견에는 아프리카 외에도 남미·인도·아세안·호주 등 5개 지역에 주요 임원들을 보냈다.
그간 아프리카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최근 부상하는 4개 지역과 함께 아프리카를 신시장에 분류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한화의 의지를 보여준다.
건설업계도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 건설업계는 사상 최고치인 645억 달러의 해외 플랜트 수주를 달성했지만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오히려 수주액에 줄었다. 이에 건설업계와 정부는 본격적인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아프리카는 석유와 광물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경제성장에 따른 각종 인프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돼 제2의 중동특수도 가능하다. 다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부재정을 충분치 않은만큼 정부의 지원과 건설업계의 맞춤형 개발이 필요하다. 이미 아프리카의 주요 지역을 선점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도 숙제다.
전경련 역시 지난달 22일 '주한 아프리카 지역 대사 초청 오찬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우리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연평균 5%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인프라 확충이 중동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래를 내다본 정부와 기업들의 통큰 투자가 필요하며 아프리카 지역 정부와 우리 정부의 우호확대 및 자원 발굴을 통한 상호 윈-윈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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