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 젠슈이(淺水)만의 허란(赫蘭)가의 한 호화주택이 6억6000만홍콩달러(한화 약 924억원)에 팔렸다고 21세기경제망이 19일 전했다.
이에 앞서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의 28세 여성 리자민(黎嘉敏)씨도 최근 홍콩 구룡역 부근의 아파트 펜트하우스를 3억4500만 홍콩달러(481억원)에 구입, 이 일대 주택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화제가 됐다. 리씨는 지난해 9월에도 2000만홍콩달러(27억원)짜리 주택을 매입했다. 이 사실이 중국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내륙지역의 부호들이 홍콩의 호화주택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반응이다.
또한 신분이 공개되지 않은 충칭(重慶)의 한 갑부도 최근 5억4700만 홍콩달러(769억원)에 홍콩의 호화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매자 역시 2007년부터 홍콩의 주택을 계속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경제망은 또 중국인들이 앞다퉈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보다 30% 급등했다고 전했다. 집값을 잡기 위해 중국 당국이 고강도 규제를 펴자, 이를 피해 중국의 부동산 투자가들이 홍콩 호화 주택 구매에 눈을 돌리면서 홍콩의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
내지인들의 자금력에 힘입어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도시에 올랐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새빌스(Savills)가 지난달 말 뉴욕과 모스크바·런던·홍콩 등 네 개 도시 집값을 비교한 결과 홍콩이 런던보다 1.55배, 모스크바보다 1.67배, 뉴욕보다 1.82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중위안디찬(香港中原地產)의 조사에 따르면 1200만홍콩달러(한화 약 17억원) 이상의 주택을 호화주택이라고 할때 2007년 상반기 화화주택 구매자 중 중국 내륙인들의 비중은 9.7%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 비중은 28.8%로 급증했다. 특히 초호화주택의 경우 내지인의 구입비율은 35.5%에 달한다.
이에 대해 IMF의 아시아태평양국장인 아누프 싱(Anoop Singh)은 지난달 "홍콩의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거품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현지 전문가는 "홍콩의 부동산가격이 지난 1997년 부동산 붕괴직전의 최고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지금은 차입금으로 주택을 사는 게 아니라 중국인들이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금융위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