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장 ‘대어’로 상장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골프존은 20일 공모가 8만5천원보다 높은 9만4천400원을 시초가로 해 위풍당당하게 증시에 진입했다.
한 때 9만5천원까지 뛰어올랐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골프존은 8천900원(9.43%) 급락한 8만5천500원에 마감됐다. 공모가보다는 높아 무난했다.
장초반 시가총액 8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1조502억원으로, 에스에프에이에 이어 10위를 기록했다.
2000년 5월에 설립된 골프존은 설립 11년 만에 1조원짜리 상장기업, 코스닥 ‘빅10’으로 우뚝서게 됐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김원일, 그의 아버지인 김영찬 공동대표의 지분가치도 6천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김원일 대표가 547만3천710주(44.56%), 김영찬 대표가 197만6천838주(16.09%)를 보유해 이날 주가로 환산하면 이들 부자의 평가액은 6천37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당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11년만이며 역대 5번째다.
2000년 7월4일 국민신용카드(1조980억), 1999년 12월24일 아시아나항공(1조2천750억), 1999년 12월21일 한솔PCS(3조6천48억원), 1999년 12월7일 한국통신프리텔(7조1천283억원) 등이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코스닥시장의 기록을 독식했던 NHN도 2002년 10월29일 상장 때에는 시가총액이 1천636억에 불과했다.
골프존이 흥행은 상장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코스닥 종목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공모가(8만5천원)에도 청약 경쟁률이 209.64대 1에 달했다.
높은 공모가는 스크린골프 시장에서의 높은 시장점유율, 그에 따른 급성장이 반영됐다. 골프존의 작년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84.24%다. 매출은 2002년 10억원에서 지난해 1천843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골프인구 210만명 중 절반인 100만명이 골프존 회원이다.
딱딱한 분위기일 수밖에 없는 상장 기념식도 남달랐다.
골프존은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골프 시뮬레이션 기계를 설치해 김영찬 대표가 직접 시타를 했다. ‘굿 샷’ 환호성이 터졌고 김 대표는 “말로 아무리 설명해야 몸으로 한 번 경험해 보는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1~2시간 안에 설치와 철거가 가능하다는 상품 홍보까지 곁들였다.
증권업계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 정근해 애널리스트는 “국내 시장에서 80% 이상 확보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네트워크 서비스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 수익구조의 질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11만4천원을 제시했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캐나다 등 지사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외국진출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필드골프 이용이 쉽지 않은 국가에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성공적 진입시 성장동력이 될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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