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만든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배우 이영애가 남긴 명대사다.
요즘 통신비 인하를 둘러 싸고 정치권 인사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에게 이런 표현이 딱 어울린다는 지적이다.
통신비 인하가 가계 부담을 덜어 준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정치권의 생색 내기용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사자인 방송통신위원회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들은 쏙 빠져 있다.
지난 18일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방통위 신용섭 위원을 불러 “일방적으로 (요금 인하안 발표 일정이) 언론에 나갔는데, 정책위의장이라는 사람이 보도를 보고 알아서야 되겠느냐”며 “정부가 자꾸 당과 협의 없이 정책을 추진하니깐 민심 이반 현상이 나는 것”이라고 호되게 야단쳤다.
이러자, 바로 다음날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치고 나왔다.
그는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 “방통위는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이 중요한 기구”라며 “여당이라고 해서 방통위를 예속 기관처럼 좌지우지 하려 하는 것은 정신을 못 차린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이 왜 이처럼 나설까.
내년 총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표를 의식해 정치권이 통신비 인하 문제에 “콩 놔라 팥 놔라”며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통신비 인하 문제가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다"며 "시장 논리로써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요즘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통주들은 되려 곤두박칠 치고 있다. 통신비 인하로 이통사들이 투자 여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른 바 ‘모바일 혁명’이라는 상황에서 우리 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개개인들의 경제적 후생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통사들의 적지 않은 돈을 순이익을 매년 챙겨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 중 일부를 국민들을 위해 조금 내 놓자는 것이다.
방법은 많다. 통신비 인하 외에도 사회 환원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통사들이 곰곰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방통위도 똑바로 처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방통위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 2명씩 추천한 상임위원이 있다.이들이 정략적 이해 관계를 떠나 시장과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찬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향하는 방통위는 제 본분을 잊지 말고 시장 관리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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