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첫 날인 27일 제주해비치호텔 에메랄드 홀에서 '한·중' 예술관광' 주제발표가 진행됐지만 청중이 거의 없어 썰렁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발표자 8명, 청중 12명, 진행요원 4명, 취재기자 3명. 제주포럼 ’한중 예술관광‘ 세션장에 모인 사람 수다.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이란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지만 포럼 첫날인 27일엔 흥행엔 실패한 듯 했다.
주최 측의 준비 부족은 곳곳에서 말썽을 일으켰다. 이날 ’한중 예술관광‘ 세션 발표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발표자료집조차 나오지 않아 취재기자가 애를 먹기도 했다.
진행요원이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발표자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자 발표자가 “화면을 클릭하면 된다”고 조언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무선 인터넷은 불통돼 취재기자가 기사송고를 위해 자리를 옮기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했다.
발표자도 시간에 쫓겨야 했다. 8명의 발표자 중 단 2명 발표가 끝났는데도 20분밖에 남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급기야 사회자가 “빠른 속도로 발표를 해 달라”고 발표자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소요 시간을 감안하지 않고 1시간 20분 안에 8명의 발표자를 몰아넣은 탓이다. 결국 이날 발표자 4명은 발표조차 못한 채 씁쓸하게 자리를 떠야 했다.
프레스센터에 비치된 일부 포럼자료는 영어로 작성된 발표문을 그대로 내놓기도 했다. 발표 원고를 너무 늦게 받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게 이유다. 덕분에 기자들은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 영문 해석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28일 예정이었던 개회식 기조 연설문인 경우 하루를 남겨두고서도 주최 측에서 모두 입수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제주포럼 관계자는 “기조연설자에게 직접 건네받기로 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원고를 입수하지 못한 기조연설자는 우근민 제주지사, 공로명 동아시아재단 이사장, 자오지청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주임, 글로리아 마파카발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 등 거물급 인사였다.
’새로운 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를 대주제로 설정한 제주포럼은 이날부터 3일간 제주해비치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도와 국제평화재단,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하고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하며 6개의 전체회의와 52개의 동시회의 등 모두 64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제주포럼은 지난 2001년 ’제주평화포럼‘으로 시작했다. 격년제로 열리다 창설 10주년인 올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Jeju Forum for Peace and Prosperity, 제주포럼)‘으로 이름을 바꿨다. 규모도 지난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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