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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단편 총망라…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부문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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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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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단편영화의 저변확대와 후배감독 양성을 목적으로 출범한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재기발랄하고 독특한 작품들을 매년 선보여 온 영화제가 올해도 주목받고 있는 각 부문별 대표작을 소개했다.



◆ 비정성시→‘수선화’…“내가 뭘 잘못했는데!!!”

사회적 관점의 작품들이 모인 ‘비정성시’ 부문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단연 박종철 감독의 ‘수선화’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호평과 특별언급을 시작으로, ‘단편영화제의 칸’이라 불리는 끌레르몽-페랑까지 진출한 작품이다. 

주인공 종근을 통해 겪게 되는 자잘한 일화들이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며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현실에 반영을 시도한 리얼한 구어체 대사들은 오히려 배꼽을 쥐게 만든다. 묵직한 주제의식과 대비되는 장르 활용이 돋보인 이 작품은 박 감독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박 감독은 2001년 제 43회 스페인 빌바오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스빠꾸’를 포함하여 총 3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했고, ‘반두비’ ‘최종병기 활’을 포함한 여러 영화들의 촬영을 비롯하여 다양한 영상제작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나를 잊지 말아요’… “실종신고 좀 하려고 하는데요”

인적이 드문 밤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하는 남자가 있다. 혼자 남아 있던 어느 순간부터 시작되는 그의 기억. 관객들은 그의 끊어진 기억을 찾아 영화 속을 서성거리게 된다. 독특한 소재와 분위기를 가진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은 W. 그리고 그 캐릭터를 더할 나위 없이 소화해낸 이는 최근 방송을 통해 갖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정태다. 이윤정 감독은 일찌감치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김정태를 점 찍어두고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메일로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불과 15분 만에 연락을 받았다는 감독은 김정태에게서 ‘가만히 있어도 머릿속으로는 오만 가지 궁리를 하고 있는 사람’, ‘걱정거리는 태산인데 멍하니 아무 생각 안 하는 사람’의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악역연기의 끝판대장으로 출연하는 그가 ‘1박 2일’에서 짓궂은 개구쟁이로 분하는 모습 또한 천성적인 배우임을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특이한 것은 찬란한 필모를 자랑하는 김정태가 지금껏 단편영화 출연경험이 전무했다는 것. ‘나를 잊지 말아요’는 배우 김정태의 첫 단편 데뷔작인 셈이다.



◆ 희극지왕→‘술술’…“이건 너한테만 하는 얘긴데…”

대학 선후배가 모인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안면근육을 춤추게 하는 영화가 있다. 2009년 ‘구경’이란 작품으로 코믹과 절제가 녹아든 연출력을 선보인 김한결 감독의 두 번째 단편작 ‘술술’이 바로 주인공이다. 

홍상수 영화의 코미디 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작품에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면면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조금씩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찌질한 단면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연출자의 시선은 필연 홍상수의 작품세계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더욱 희화적이고 장르적 쾌감의 비중 또한 높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극장 안을 폭소의 장으로 만들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 절대악몽→‘물리수업’… “못 믿겠지? 제대로 보여줄까?”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영화제작을 전공한 이정행 감독의 작품세계는 상당히 그로테스크하다. 데이빗 린치가 데뷔 초기 보여주던 성향과도 닮았고, 일본 사이버펑크의 분위기마저 감돈다. 

이 작품 ‘물리수업’ 또한 감독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담을 재구성하여 독특한 연출을 입히는데 성공한다. ‘파주’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등에서 신선한 연기를 선보인 김예리는 이미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두 차례나 연기상을 수상한 명실공히 미쟝센 스타. 



◆ 4만번의 구타→‘미들에이지 맨’…“내 나이가 문제냐?”

이 영화는 회사에서 잘리거나 이른 나이에 명퇴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우리 주변 아버지들에 대한 얘기다. 영화에 보이는 악몽 같은 시간들은 마치 새 직장을 구하려 애써보지만 현실의 벽에 막히고, 나이의 제한에 걸리는 그들의 심정을 판타지로 대변한 느낌이다. 

느와르와 스릴러, 블랙코미디를 표방하지만 단순한 15분짜리 오락영화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 속엔 빼어난 미쟝센과 촬영, 편집을 비롯해 홍콩 누아르를 유독 좋아하는 감독의 B급 정서, 메시지 등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최성은 감독은 이미 ‘만취권’이란 독특한 코믹액션 장르로 주목을 받아 왔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CGV용산에서 열리는 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 5가지 분야로 나눠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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