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어떤 곳일까.
삼창기업은 원자로 핵심설비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계측제어 분야 한 분야만 파 울산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알짜' 회사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무려 532억원의 손실을 입어 40여년간 피땀 흘려 번 이익금 261억원을 순식간에 까먹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그런데 삼창기업은 지난해 일련의 해외사업 성공사례를 언론에 내놓았다.
실제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발주하는 4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두철 삼창기업 회장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두바이 왕자와 만나 프로젝트 계약서에 서명하고 악수를 나누는 사진이 일간지 몇 곳에 큼직하게 실리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삼창기업은 한국 기업 최초로 남태평양의 자원부국인 파푸아뉴기니의 석유·가스 탐사권을 따냈다고 자랑했다.
삼창기업은 그러나 이번 부실경영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련의 해외사업 성공 발표에 대한 진위 여부를 의혹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모 회계법인이 지난해 삼창기업의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동지역 플랜트·건설사업에서만 무려 2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보자.
이 회사의 이두철 회장은 울산에 있는 이공계 특목대학인 UNIST(울산과기대)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행여 우려스러운 것은 삼창기업의 이 같은 부실이 UNIST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개연성이다.
UNIST는 우리나라 유일의 법인화 국립대학으로 이사장이 대학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 학교 개교 초기에는 교직원 채용에 있어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 울주군수의 자녀, 지역 국회의원의 전직 보좌관, 전직 한나라당 관계자 등이 근무했거나,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우리 나라 나이로 69세인 현 조무제 총장이 학교 정관을 억지로 뜯어고치면서까지, 오는 9월에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총장직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 총장의 연임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전해진다.
조 총장은 당시 2년제 초급대학인 '진주농전'을 나와 대학 총장직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총장을 한 번 더 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 보면 '노욕(老慾)'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이다.
삼창기업의 부실과 UNIST의 파행이 연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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