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트스타인 "그리스 디폴트는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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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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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변국 전이도 피할 수 없어…추가 지원 논의는 시간벌기용<br/>민간 손실 분담, 1980년대 남미 구제한 브래디플랜 검토해야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세계적인 석학인 마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사진)가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주변국으로의 충격 전이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펠트스타인은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리스 디폴트사태는 시간의 문제"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50%가 넘고, 매년 엄청난 재정적자에 국채금리가 25% 넘게 치솟은 상황에서는 디폴트가 언제 일어날 것인지라는 질문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그리스 지원 협상도 디폴트를 미루기 위한 것에 지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펠트스타인은 그리스 디폴트 사태의 주변국 전이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불능력을 잃은 나라가 그리스뿐이면 지금 당장 디폴트를 선언하고, 기존 부채의 절반을 탕감하고 남은 부채는 낮은 금리의 새 채권으로 전환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이 한둘이 아니어서 그리스가 디폴트에 처하면 이들 국가도 그리스의 전철을 밟으려 할 것이라는 게 문제라고 펠트스타인은 지적했다.

그는 "이 경우 다른 나라 금융시스템의 신용도 고갈돼 유럽의 기업과 은행들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펠트스타인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잠시나마 그리스의 디폴트를 막으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ECB는 신용기관들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이 동시에 디폴트를 선언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ECB의 노력은 독일이 민간 채권자들의 손실 분담을 주장하고 있어 난항을 겪어왔다. ECB는 민간의 손실 분담은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었다. 독일은 최근 자발적 참여 원칙에 일단 합의했다.

때문에 펠트스타인은 민간 채권자들의 손실 분담 문제가 관건이라며, 민간 채권자들을 끌어들이려면 1980년대 남미에서 활용된 브래디플랜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래디플랜은 1989년 니콜라스 브래디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 내놓은 채무구제방안이다. 그는 남미 국가들의 채무를 일부 탕감해주고, 미 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브래디본드를 발행토록 해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펠트스타인은 ECB가 당시의 미국 정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1980년대 성공한 이 방식이 이번에도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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