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놓고 많은 정치평론가와 사회과학자들은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의 대두를 원인으로 꼽았다. 생활고에 치이던 30~40대가 정치·이념성을 떠나 자신의 이익에 따라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스윙보터의 정치참여를 두고 '고무적 현상', '한국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우호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그렇다면 과연 유권자들의 인식변화가 한국의 정치발전에는 긍정적일까. 최근 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는 '반값 등록금' 문제를 대입하면 그 해답은 쉽게 나온다.
최근의 등록금 논란은 '세대 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현재 한국 사회는 기득권층인 40~50대가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며 20대를 옥죄는 모양새다.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생활고 등 '삼중고'에 시달리던 20대 대학생들은 결국 길거리로 나와 등록금을 깎아달라며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타 세대의 마음은 편치 않다. 이미 대학을 졸업한 30~40대는 등록금 삭감에 따른 부담이 자신의 자녀세대로 전가될까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10대는 대학 구조조정에 따른 대학 수 감소로 진학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하고 있다.
때문에 내년 양대 선거 투표에 나서는 스윙보터는 20·30·40·50대 등 각 세대별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정당 혹은 정치인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이권투표'가 한국 사회를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대 스윙보터의 활약으로 반값 등록금이 현실화하더라도 20대는 앞으로 이 사회의 기득권과 영향력을 가져가면서 지금과 같은 착취구조를 그대로 답습할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이권에 따라 움직이는 스윙보터의 대두는 또 다른 갈등만 초래할 뿐, 세상을 바꾸는 근본적인 힘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국 정치에서 전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윙보터는 유권자의 '이기심 발현'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변화를 이끌어낼 혁신과 희생, 공공의 합의임을 유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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