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냉해피해 등 거듭된 악재가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이미 리뉴얼 제품에 대한 편법 가격인상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은 유통업체의 도덕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판 중인 과자 제품들의 과대포장 실체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은 극에 달했다.
더욱이 외식업계마저 결코 달갑지 않은 이러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배가되고 있다.
여름 시즌 대표적 먹을거리인 팥빙수는 올해 최고 40% 가까이 올랐다. 업체 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급스러워진 토핑, 용량 증가가 가격 상승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이 한 그릇에 최고 1만 2000원이나 되는 팥빙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제과업체의 가격 인상이 가져오는 충격파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뚜레쥬르가 30여 종의 빵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파리바게뜨 역시 24일부터 평균 9.2%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국내 시장점유율이 90%가 넘는 이들 업체의 가격 인상은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동네 제과점에서 만난 한 주부는 "식탁물가에 이어 제과제품의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아이들 간식거리 구입조차 부담스러워 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이러한 가격인상을 관련 업체만의 문제로 재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업계가 매년 부르짖는 소비자와의 '소통'이나 '상생'은 이미 실종,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