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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 영화 '써니'에 웃음 콸콸~ "친구들아 보고싶다" 찌찌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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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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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 9주차 600만 돌파...'힘 쎈 추억' 재생 순항중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삼삼오오 짝을 이룬 아줌마들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영화 '써니'가 이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왕년에 한가락'했던 이야기로 '수다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주말 모 극장은 넉넉해진 팔뚝과 두리둥실 "배 둘레햄' 40~50대 아줌마들로 북적였다.

영화를 보기전과 영화를 보고난후 표정은 확 달랐다. 목소리가 더 커졌고 활기가 넘쳤다. 20대 빛나는 젊은 데이트족들까지 기죽게 했다.

"맞아 맞아", 우리때도 그랬었는데, 영자 걔 어디있는지 궁금하다, 선희는 뭘할까?. 우리도 하춘화같은 친구 있으면 좋겠다. 하하하하'.."

아줌마들은 다시, 그때 그시절 '세상 겁날게 없었던' 여고생으로 돌아간 듯 했다.

펑퍼짐하고 무거워진 아줌마들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영화, '써니'의 뒷심이 강하다.  개봉 9주째 벌써 600만관객 돌파다.

이 영화, '나도 왕년에 이런 사람였다'는 아줌마들의 이야기다. 친구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할정도다.

영화 힘은 어디에 있는걸까.  '추억에 죽고 추억에 사는' 사람들의 '가슴팍'을 파고들고, 아줌마들의 빛났던 청춘의 역사'를 재생하고 있다. 

볼거리도 많다. 80년대와 현실을 왔다갔다하는 장면들.  당시 수많은 연애편지와 쪽지를 물들였던 싯구들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기다림을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않아도 좋다'로 시작하는 서정윤의 홀로서기 시와,  '그런 너를 사랑하는 나'로 방점을 찍는 연애편지같은 시들도 배우들 사이에서 고개를 내민다.   반짝 등장한 배우 윤정도 반갑다.

영화는 6시에 맞춰둔 알람종 소리로 시작된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주인공. 뱃살하나 접히지 않는 S라인 주인공(임나미-유호정역)의 집은 갤러리같다. 

 침대 머리맡엔 미술시장 꽃미남 스타작가 이강욱의 비즈로 만든 작품이 걸려있고, 젊은작가 고선경의 '엘리스-노스탤지어' 작품이 거실 중앙 벽에 걸려있다.'향수, 그리움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은 주인공의 심리와 영화의 전부를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다.

그림을 잘그렸던 나미는 갤러리같은 집에서 "장모님과 당신것도 가방 하나사라"며 돈을 건네고, 여고생 딸아이가 "아빠 사랑해요" 한마디에 자동적으로 봉투가 나오는 기름진 남편과 살고 있다.

하지만, 바삭~하게 구워진 식빵처럼 웬지 그녀의 생활은 버석거리고 서걱거린다.

어느날 병원을 찾은 나미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엄마가 입원한 병실, "우리 사위가 사줬어. 샤넬 빽~"을 입원실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엄마는 "니 남편이 이렇게 잘됐줄 누가 알았다냐"며 "인생은 아이러니라께"라며 통속적 드라마에 푹 빠져산다..



"인생은 아이러니라껭" 나미도 따라하지만 "어째 이젠 전라도사투리가 어색하다냐,이제는 서울사람이 다 됐다"는 단아한 모습의 딸은 학창시절 '스터디그룹'만 했을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그녀는 욕자랑 하지말라는 전라도 벌교가 고향, 고등학교 2학년때 서울로 전학온 '까불이' 임나미였다.

서울에서 기죽지 말라고 사준 스펙스 새신을 신고온 나미는 첫날부터 기가 팍죽는다. 같은반 아이들 책상에 나이키 가방이 걸려있고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다. 가수이름과 같다며 나미를 감싸안는 하춘화와 한편이 된 나미는 이후 학교를 주름잡는 6인방과 어울려 칠공주파가 되고 밤마다 카세트라디오앞에 앉아 듣던 인기 DJ에게 '써니'라는 이름도 얻는다.

말똥만 굴러가도 웃는다는 그 시절,  함께 뭉쳐다니며 꿈을 꾸고 웃고 떠들고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도 한다.
 
영화를 지배하는 나미의 빙글빙글, 신디루퍼,보니엠의 '써니'등 옛날 팝송은 전율과 돌출하는 젊음을 느끼게 한다. 

병원에서 만난 하춘화.  "우리중 한명을 건드리면 모두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앞장섰던 '써니 대장' 이 아프다. 살날도 머지 않았다. 주인공 나미는 하춘화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써니 친구들을 찾아나선다.

25년만에 돌아본 친구들. 미스코리아가 되겠다는 보미와, 문학소녀 금옥이는 녹록치 않은 삶에 찌들어 있고, 쌍꺼풀을 열심히 달고 미모에 관심이던 장미는 보험회사에서 실적 꼴찌로 눈총을 받고 있다. 또 여고시절 스터디그룹에 있었다며 우아해하는 진희는 바람난 남편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팡팡튀는 알록달록 패션과 싸워도 흐트러지지 않는 스프레이 먹은 '닭벼슬' 머리, 그리고 음악다방, 영화를 보는 내내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많이 묵었다~고마해라' 영화 '친구'가 남자들의 의리를 다룬 '아저씨들의 영화'라면, 영화 '써니'는 목젓이 드러나게 웃고 떠들던 여고생시절 역사를 되돌리며 불끈 의리를 샘솟게 하는 '아줌마들의 영화'다.

 영화가 끝난후  "저런 친구 꼭 있었지,그치~"를 함께 말하며 '찌찌뽕'을 날리는 아줌마들의 살아있는 웃음속에 윤기가 반짝인다.  '추억의 힘'은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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