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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현대차가 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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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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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섹시 유틸리티 비히클? 수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어요.”

현대차 입사 15년차 중견 직원의 말이다. 식사 도중 ‘투싼ix’나 ‘벨로스터’, ‘쏘나타 하이브리드’ 같은 최근 현대차 신차의 CF가 재밌다는 화제가 나오자 변화를 새삼 느끼는 모양이다. 그는 “수년 전만 해도 10초도 안되는 시간 속에 담당 임원들이 저마다 ‘이 장면만은 꼭 넣어야 된다’고 하는 통에 차가 달리는 모습, 그것도 앞ㆍ옆ㆍ뒷모습이란 틀을 벗어날 수 없었죠”라고 회상했다.

현대차가 젊어졌다. 벨로스터 같은 젊은 층을 겨냥한 독특한 신차부터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주최, 모바일 레이싱 게임 개발 등 기존 현대 문화에서 수용할 수 없던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광고계열사인 이노션 주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2011’이 열렸다. 젊은 마니아 층은 열광했다. 올 초부터는 동호회나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도 부쩍 늘렸다. 벨로스터 출시를 전후로 전담 부서까지 신설했다. 이 부서는 한달에 2~3번은 전국을 무대로 시승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활동들의 공통점은 당장 기대할 수익성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 모터스포츠는 아직 불모지나 다름 없다. 동호회나 블로거 시승행사 역시 판매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해도 안 해도 그만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큰 틀에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모양이다. 현대차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연이은 악재로 오히려 ‘반면교사’의 대상이 됐다. ‘그저 좋은 차’로는 국내외 시장에서 더 이상 인정받기 힘들어졌다. 과반에 달하는 내수 시장에서도 ‘디자인’을 앞세운 기아에 흔들렸고, 고급ㆍ재미를 앞세운 수입차에 뒤쳐졌다. 현대차는 중ㆍ장년층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는 반면, 인터넷 상에서는 현대차를 싫어하는 ‘젊은 안티’로 들끓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처럼 우직하게 잘 만들기만해서는 향후 10년도 장담할 수 없다.

마침 이 변화를 주도하는 건 오너 일가의 차세대 리더다.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님에도 이에 주목하고 힘이 실리는 이유다. 2009년 기아차를 떠나 현대차 부회장에 오른 정의선 부회장, 2006년 광고계열사 이노션을 설립한 정성이 고문은 우직한 아버지의 리더십에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능성을 이식하려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차의 향후 변화가 기대된다. 어쩌면 10년 내 포뮬러원(F1) 서킷에서 현대차의 머신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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